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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임신부, 구급차에서 출산…아기와 같은 병실에
2021-12-19 18:58 뉴스A

뉴스에이 조수빈입니다.

이 추운 날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가 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 코로나 19에 확진됐지만 받아줄 병원을 못 찾아 구급대원이 갓난아기를 받은 겁니다.

그러고도 입원실을 찾기까지 열 일곱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이번엔 신생아실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제 몸 추스릴 힘도 없는 엄마가 코로나에 걸린 몸으로 홀로 갓난아기를 돌보고 있습니다.

의료시스템이 무너진 우리의 현실 그 민낯 입니다.

첫 소식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119 구급차 안.

고통스러운 표정의 임신부가 담요를 덮은 채 누워있습니다.

보호복을 입은 구급대원이 임신부의 상태를 살핍니다.

출산 전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와 재택치료 중이던 임신부입니다.

진통이 시작됐다는 신고에 119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분만할 병원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출산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구급대원이 분만 준비를 시작했고, 몇 분 뒤 건강한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박은정 / 구급대원]
"아기가 '앙' 하고 울고 팔다리를 많이 움직이면서 건강하게 보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로도 병원 응급실로 옮겨지는 데 1시간 가까이 더 걸렸습니다.

출산 전후로 병원 16곳에 문의했지만 모두 병상이 없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체온 유지가 시급했습니다.

[최수민 / 구급대원]
"그날 온도가 영하 12도 가까이 됐어요. (구급차 내부) 히터를 가장 강하게 틀고."

산모와 아이는 겨우 응급실을 찾아 이송됐지만, 출생 후 기초 검사도 받지 못했습니다.

[아기 아빠]
"서울의료원에서 응급실을 잠깐 내줄 테니 일단 오게 한 거예요. 근데 거기도 신생아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이 없어요. 저는 아이 혈액형도 모르고요."

산모와 아이는 출산 17시간 만에야 경기도 평택의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아이는 확진된 엄마와 같은 병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신생아실이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아기 아빠]
"와이프가 분유 먹이고 기저귀 갈고 마스크 하나에 의지한 채."

임신부가 재택치료 중 출산이 임박하면 사전에 지정된 의료기관으로 응급 이송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 임신부는 병상이 없어서 의료기관을 지정받지 못했습니다.

확진자 출산에 대한 의료공백이 드러난 상황.

아빠도 확진 후 재택치료 중이어서 아기 얼굴도 못 본 채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아기 아빠]
"지금 출산하는 분들 얼마나 많겠어요. 위드 코로나를 할 거였으면 이런 게 대비가 돼야 했는데."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영상편집 :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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