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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기자]한은 총재 인사 ‘진실게임’…文-尹 회동 무산?
2022-03-23 19:13 정치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현수 기자 나왔습니다.

Q. 솔직히요. 대통령과 당선인이 이렇게 심하게 다툰 적이 있나요? 양 측이 물밑 협상 과정까지 아예 다 공개하면서 상대를 비판하는 국면인데요.

대통령과 당선인이 대선 후 열흘이 넘게 지나도록 만나지 못한 적도 없고요.

격앙된 상태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 기자실을 찾아서 "이게 어떻게 선의냐" 즉각 반발했고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바로 맞불 브리핑을 하면서 "자꾸 그렇게 거짓말 하면 다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Q. 말이 전혀 달라요. 청와대는 오늘 한국은행 총재 임명한 건, 당선인 측에 선물을 준거라고 했는데, 당선인 측은 발표 10분 전에 통보 해놓고 무슨 소리냐, 누구 말이 맞는 건가요?

양측이 공개한 협상과정을 종합해보면요.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한은 총재 후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맞지만 오늘 인사 발표를 두고 시점이나 내용을 심도깊게 조율한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오늘 한국은행 총재 인사를 발표 직전에 당선인 측에 알렸고요.

한은 총재 후임에 대한 대화는 청와대 용산 이전 문에 대한 대립으로 양측 협의가 틀어지기 전 협의 초기에 이뤄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런데요. 사실 저희가 지난 주에 단독 보도를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를 두고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이창용 국장으로 협의가 됐다고요, 그렇게 보면 윤 당선인 측이 동의를 했던 거 아닌가요?

청와대 설명은 동의를 했다는거고요.

윤 당선인 측은 대화는 나눴지만 동의한 적은 없다는 겁니다.

진실공방 내용은 조금 뒤 말씀드리고요.

논란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먼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대통령과 당선인 측의 회동 실무협의 절차를 보면서 설명드리면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실무협의를 두차례 갖고 지난 16일 오찬회동이 성사됐었죠.

그러나, 한국은행 총재, 감사위원, 선관위원 등 인사 문제 이견으로 당일 취소가 됐습니다.

그제 실무협의가 재개됐지만 '청와대 용산이전'이라는 변수가 또 생겼죠.

지난 20일 윤석열 당선인이 용산시대를 선언하고 다음날 바로 청와대가 무리한 계획이라고 사실상 공개반대를 하면서 회동 실무협의도 중단됐는데요.

그런 상황에 오늘 발표가 나온겁니다.

Q. 지금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어떻게 의견이 다른 건가요?

청와대는 한은총재 인선에 당선인 측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 그래서 회동 협상이 교착 국면인 상황에서 선의를 담은 '선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선인 측은 추천하고 협의하는 정식 절차없이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회동이 성사되지 못한 주요 이유인 감사위원 인선을 강행하기 위한 꼼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 인선을 윤 당선인 뜻대로 해줬으니 감사위원 한 명은 문 대통령이 하겠다,

이런 명분을 만들기 위한거라는 겁니다.

더 구체적인 폭로도 나왔는데요.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이창용 국장과 또 다른 인사, 총 2명에 대해 물었는데 당선인 측이 이 국장을 지목했다는겁니다.

당선인 측에서 이창용 국장의 의사도 확인했다고 들었다, 그러면서 협의과정에서 나눈 내용도 공개를 했습니다.

여기에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채널A 등 한은 총재 인선 보도를 본 뒤 청와대 측에서 '이창용 씨 어떠냐'고 묻길래 자신은 좋은분 이라고 한게 전부라면서 황당해했습니다. 

Q. 대체 왜 이렇게 싸우는 겁니까. 시청자 질문이 있는데, 인사 문제인지, 감정싸움인지 모르겠는데? 

인사문제도 있지만 본질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감정싸움에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신구 권력이 어느정도 신뢰가 있어야 원만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데요.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주자가 된 인연부터 대선과정에서 윤 당선인이 정권의 적폐수사에 대해 언급한 걸 두고 문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대립했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거든요.

결국 가장 큰 이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자존심 싸움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바로 '인사권'인데요.

지금 갈등 핵심은 감사위원 인사문제고요.

2명 공석을 놓고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1명 씩 추천해서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당선인 측은 말도 안된다고 맞서고 있는겁니다.

Q. 가장 이견을 보이고 있는 인사권이 감사위원이라는건데, 감사위원이 왜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감사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사위원회 구성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감사위원회는 어떤 감사를 할건지 의결권을 갖고 있는데요.

감사원장 포함 감사위원은 총 7명이고 임기는 4년인데 현재 감사위원 2명이 공석이에요.

남은 감사위원 중 3명이 여권 성향으로 분류돼 공석 2명 중 한 명만 현재의 여권 인사를 앉히면 7명 중 과반이 넘는 4명이 여권 인사가 되는겁니다.

새 정부 들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때 아무래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지요.

Q. 시청자 질문 또 들어와있네요. 서로 끝까지 왜 이러는지, 이러다 만날 수는 있는 건지? 

현재 상황만 보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양측이 협상과정을 다 오픈하며 감정싸움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도, 윤석열 당선인도 인사권이나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에 대한 각각의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당선인 측에서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됐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인수인계를 받을 당시를 떠올리는데요.

당시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이었죠.

기록물 이관문제부터 인사문제 등 비협조적이었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인수위에 있었던 인사들은 회동도, 권력 이양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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