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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3년…“필터 없이 못 살아요”
2022-10-11 19:51 사회

[앵커]
3년 전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하며, 인천시는 물론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각종 대책을 쏟아냈습니다.

이제는 안심하고 수돗물 쓸 수 있는지,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수도꼭지를 감싼 행주가 붉게 물들었습니다.

3년 전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때의 모습입니다.

당시 사태는 정수장 점검을 위해 수돗물 흐름을 바꾸자, 수도관의 녹과 이물질이 떨어져 나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을까.

빌라 현관문 앞에 생수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요리하거나 마실 용도로 매주 주문하는데, 이렇게 한지 벌써 3년째입니다.

[인천 서구 주민]
"2019년 사태 터지고 나서 그 뒤로는 수돗물을 못 믿겠더라고요. 정수기 쓰는 것도 불안하고."

수도꼭지에 단 정수 필터는 일주일 만에 누렇게 얼룩이 졌습니다.

[인천 서구 주민]
"갑자기 막 흙탕물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또 뭐지? 많이 불안하긴 했어요."

세면대에 틀어 놓은 물이 맨눈으로 봐도 누렇습니다.

정수 필터는 일주일만 써도 흙빛으로 변해버려 교체해야 합니다.

[인천 서구 주민]
"필터 없이 살 수 없어요. 한번 샤워하고 났을 때 바로 새까매져있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안 좋았거든요."

그간 대책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환경부는 10년마다 상수도관 세척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인천시도 이듬해인 2020년까지 관 세척을 완료했습니다.

정수장을 현대화하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인천 공촌정수장에는 지난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들어섰는데요.

바닥에 깔린 활성탄으로 물에서 나는 흙내 같은 잡냄새를 걸러내는 공정이 핵심입니다.

그런데도 붉은 수돗물 민원은 왜 계속될까?

각 가구와 연결되는 상수도관 말단부가 부식돼 있기 때문입니다.
 
상수도관 세척도 노후화가 심각한 곳으로 한정돼 있어, 개별 가구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겁니다.

[A 씨 /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상수도관 100% 다 하면 괜찮은데 예산 때문에 일부 노후된 관 위주로 하다보니까 완전히 제거될 수가 없어요."

상수도관을 신설하는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수돗물 민원이 계속되는 인천 강화군에 신설하려 했는데, 공사구간에 유적지가 포함돼 있던 겁니다.

[B 씨 /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문화재청에서는 (땅을) 파면 그 속에 혹시 문화재가 있으면 훼손되니까 안된다고 불허 통보가 나온 거예요. 문화재를 피해서 노선을 바꿔서 (재신청했습니다.)"

붉은 수돗물 사태의 여진은 법정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문제의 진원지로 지목된 정수장 직원들은 아직까지 1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주민 7천 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도 이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천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김두일 /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80년대에 굉장히 많은 상하수도를 건설했어요. 벌써 30년이 다 돼 가고 있거든요. 지금 좋은 수돗물이 나온다고 해서 내년에 좋은 수돗물이 나오라는 보장은 없거든요."

언제, 어디서든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상황.

상수도 인프라에 대한 점검과 개보수가 시급합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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