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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NOW]여기는 어디?…여전히 ‘뒤죽박죽’ 도로명주소
2017-04-13 19:35 뉴스A

'낯선 곳도 내 집처럼 갈 수 있다', 그래서 '도로명 주소는 마술과 같다'

행정자치부가 도로명 주소 홍보책자에 써 놓은 문구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로명 주소가 시행된지 올해로 벌써 4년째인데, 국민들 불편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박건영 기자의 현장고발입니다.

[리포트]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강남의 한 골목. 도산대로, 압구정로 등 이 주변 도로명 주소만 무려 4개.

외국인들이 갈림길에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실제로 도로명주소만으로 길을 찾도록 해봤습니다.

[돈나 크리스티 / 벨기에]
"제 미션은 압구정로 12길 35에서 도산대로 17길 37까지 찾아가는 것입니다."

대로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갈림길이 나오자 당황스러워 하고

[현장음]
"갈림길이 1, 2, 3, 4개나 있네요! 제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난감합니다."

통일되지 않은 도로명 주소 때문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현장음]
"세상에, 여기도 논현로란 말이에요? 저기도 논현로였는데…"

불과 5분 거리였지만 목적지에 다다르기까지는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돈나 크리스티 / 벨기에]
“한국의 도로명 주소 시스템을 잘 모르겠어요. 헷갈려요."

이번에는 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갈림길마다 주택이 늘어선 이곳은 택배기사와 배달 직원들에겐 지옥입니다.

[박건영 기자]
“제가 서 있는 이 곳에서 오른편은 잔다리로3안길, 왼편은 독막로7길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 보면 바로 이 길부터는 어울마당로가 시작되는데요. 불과 50m 거리인데, 도로명만 3개나 됩니다."

실제로 배달 상황을 쫓아봤습니다. 대로변에선 쌩쌩 달리다가도 골목길에 접어들자 헤매기 시작합니다.

[이재환 / 배달 직원]
“핸드폰 없이 도로명 주소만 보고 (길을) 찾기가 힘들어요.”

[황재정 / 택배 기사]
“저희들도 헷갈리고요. 주민들은 아예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세요."

현재 한국의 도로명 주소는 큰 길에서 파생된 작은 길들은 큰 길의 주소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좁은 면적에 여러개의 도로명 주소가 생깁니다.

정부는 큰 길만 찾으면 길 찾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체계라고 비판합니다.

[조명래 /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대로, 중로, 소로 이렇게 위계에 따라 (도로명을) 붙이다 보니… 일반 사람들이 감을 못잡죠.

갈림길에서 뒤죽박죽인 도로명 주소 시스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박건영 기자 change@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이희정
그래픽 : 양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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