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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재건축·재개발마다 ‘쓰레기와 싸움’
2021-02-19 19:38 뉴스A

노후 아파트의 대명사죠.

은마아파트 지하실이 쓰레기 폐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이 늦어지는 아파트들에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이곳 은마아파트에는 누가 버리고 갔는지 알 수 없는 수천 톤의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현장으로 갑니다."

계단을 따라 아파트 지하실로 내려가자, 장롱과 서랍을 비롯해 희뿌연 먼지를 뒤집어 쓴 생활집기들이 쌓여 있습니다.

대형폐기물 배출 스티커는 전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이사를 나가면서 몰래 버리고 간 겁니다.

또 다른 동의 지하실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현장음]
"들어가자마자 악취가 코를 찌르는데요. 새장부터 소파까지 생활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안쪽에는 폐수가 가득 차 있어서 진입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학원가가 밀집한 '대치동'의 특성상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세를 살다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파트 측은 이사 과정에서 무단 투기가 반복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관리사무소가 추산한 쓰레기 양은 2천300톤 정도인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합니다.

[고순영 / 입주자대표]
"아파트가 생긴 40년 전부터 누적된 쓰레기인데 사실은 그 버린 사람들이 다 이사 가고 없어요."

처리비용만 15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

관련법상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측이 아파트 관리비 등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 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월세 세입자들은 반대합니다.

"누가 버린지도 모르는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왜 우리가 돈을 내냐"는 겁니다.

재건축과 재개발이 논의 중인 또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B 씨 / 수원 ○○아파트 관리인]
"지하엔 다 쓰레기 더미라고요. 이사 가고 거기 다 넣고. 다 치울 순 없죠. 폐기물로 버려야 하는데. 돈 몇푼 주면 다 갖다 버려주는데…"

재개발이 확정된 인천 부평2지구.

[현장음]
"사람들이 아직 사는 빌라 앞인데 이렇게 장난감 쓰레기들이 놓여있고 밖으로 나오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냉장고부터 생활폐기물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주하지 못한 30%의 주민들은 여전히 이곳에 살고 있지만, 곳곳에 생긴 쓰레기산 탓에 배달음식을 받는 것조차 힘듭니다.

[C 씨 / 인천 부평2지구 주민]
"한번 싹 치웠는데, 아주 그냥 가는 사람마다 다 버리고 가니까. 여기 감시카메라 있어도 필요없어."

[D 씨 / 인천 부평2지구 주민]
"나는 떠나버리니까, 나는 이사 가버리니까… 가버리면 끝이잖아."

생활폐기물을 무단투기할 경우 자치구는 최고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적발되면 과태료가 20만 원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걸려도 돈만 내면 될 뿐 쓰레기를 치워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인천 부평2지구 조합원 관계자]
"차량 번호를 경찰 측에 넘겨줘도 처리가 안 돼요. 과태료를 물릴지언정 버려진 쓰레기는 처리를 안 해주는 입장이거든요."

강력한 쓰레기 투기 단속 없이는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입니다.

PD 김종윤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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