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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천안함 생존 장병 “2함대서 기념식 의미 와 닿아”
2021-03-27 19:24 사회

앵커>
북한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되고 만 11년하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순직 장병만 마흔 여섯 명, 그리고 살아남은 생존자 쉰 여덟 명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천안함 생존장병을 대표해서 오늘 전준영 씨가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전준영>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기념식 하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제가 전준영 씨를 뵙고 나서 꽤 오래 알았는데 가장, 표정이 한결 가벼워 보이는 날인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이. 어제 어떠셨어요?

전준영>
어제 행사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2함대에서 좀 크게 준비해주셨는데요. 쭉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래도 이 나라를 위해서 뭔가 희생을 했고 뭔가 인정을 받는 그런 느낌은 사실 들었습니다.

앵커>
어제 기념식이 그래도 마음에 와 닿았다.

전준영>
네, 좀 와닿은 부분이 많았어요.

앵커
여러 가지 이벤트라든지 기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남았어요?

전준영>
저는 2023년 천안함, 딱 화면을 보고 왈칵 울었거든요.

앵커>
천안함이 부활하는 모습.

전준영>
네. 역사 속에 사라진 우리 천안함이 다시 부활하고 그 배에 혹시 기회가 되면 우리 승조원 중에 한 분이 또 탑승을 한다고 상상을 해보니까 뭔가 뿌듯했습니다.

전에도 현충원에서 슬픔을 강요받는, 거기서 안 울면 안 되게끔, 그렇게 행사를 그런 식으로 진행해주셨는데 어제 같은 경우에는 눈물 보다도 뭔가 용맹과 가슴이 막 뜨겁게 만드는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앵커>
바꿔 얘기하면 이런 자리를 우리 사회가 진즉 한 번 마련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최근에 최원일 함장님이 전역하시면서 여러 가지 목소리를 냈잖아요. 이런 목소리들이 좀 반영이 됐다고 느끼셨나요?

전준영>
그래도 지휘관이시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지휘관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함장님이 제복을 입고 말씀 했을 때는 별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군에서도. 그런데 제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일 때 메시지를 전달할 때 되게 빨리 반응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함장님이랑 사적으로 이야기할 때 11년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군 내에서 해도 변화가 없었는데, 28일 만에 많은 게 변했구나, 표현하시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사건 발생한지 오래됐잖아요. 그동안 어떤 조치를 받았었는지? 제가 듣기로는 말씀하신 분 외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호소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사례를 하나 말씀해주는데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분이 많아요,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가장 힘든 부분은 어떤 걸까요?

전준영>
배 타신 분들은 폐소공포증, 이야기하는데 방독면 훈련하는데도 쓰자마자 바로 벗게 되고. 격실 안으로, 실내에 밀폐된 공간 안에 들어 갔을 때에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계속 외부 갑판 위에서 호흡을 자주 하게 되고.

앵커>
그래도 군 생활이 가능한가요?

전준영>
제가 봤을 때 가능한 게 아니에요. 그 분 같은 경우는 배 생활을 한다는 자체가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전역자들 중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분은 열두 분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럼 국가유공자 포함해 나오신 분들은 어떤 치료비 혜택이라든지 어떤 배려를 받는지?

전준영>
혜택은, 중요한 게 찾는 과정이 굉장히 힘듭니다. 왜 힘드냐면, 보훈처든 국방부든 누군가 나서서 안내를 해주셨어야 해요. 11년 동안 이 사태가 왜 일어났는가 생각해보니까 누구 하나 나서서 안내해주시는 분이 한 분도 없었어요.

앵커>그냥 살아가는 건가요?

전준영>
그렇죠. 그리고 국가가 입증하고 국가가 찾아서 도와줘야하는데 개인이 아픈 걸 개인이 찾아야하는 상황인거죠. 그걸 바꾸지 않은 이상 제2의 천안함, 제3의 천안함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후배들도 저희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게 뻔합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봤을 때는 굉장히 밝아보이시거든요. 어떨 때 내가 아직도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격하게, 강하게 느끼시나요?

전준영>
그게 갑자기 와요. 갑자기 온다는 게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제 몸이 그때로 돌아가고 그렇게 쭉 다시 한 번 사건 현장을 생각하고 결국엔 죽은 분들을 생각하게 되죠. 내가 지금 이런 고민도 사치고 가정을 꾸리는 것도 이분들한테 진짜로 간절했던 삶인데 나는 너무 많은 걸 누리고 살고 있지 않나, 그런 죄송함도 많이 들고.

앵커>
질문 드리는 제가 죄송하네요. 아무래도 11년이 오는 동안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진보 보수 할것없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도 물론 뜻이 깊었지만 정치적 중요한 시기기 때문에 더 강조됐다는 일부 시각도 있는데요. 이런 것 포괄적으로 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전준영>
항상 이 맘때쯤 되면 천안함은 정쟁의 대상이 돼버려요.

그냥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아요, 이 천안함 배 하나만 생각하지. 천안함을 기억하는 건 국민 누구나 하실 수 있는 권리고, 안하시고 싶으면 안 하셔도 되는데. 인터넷상 뉴스를 보면 다들 자기 유리한 쪽으로 끌고서 행동하시는 거 보면, 그런 언론 보도, 정치인들 행동 봤을 때 과연 이분들이 진심으로 천안함 46명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좀 더 뉴스에 이름이 나와서 그렇게 끌고 가는지,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앵커>
자, 천안함 생존 장병을 대표해서 전준영 씨와 함께 인터뷰 진행해봤습니다.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를 보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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