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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머스크 한 마디에 휩쓸리는 가상화폐
2021-05-16 19:52 뉴스A

누가 일론 머스크 좀 말려줘요~

지금 테슬라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신 분들 마음이 이렇지 않을가요?

대박을 꿈꿨지만 머스크가 입 한 번 뗄 때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들이 국내에도 많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오늘 기분 어때요?) 좋아요, 당신들은요?"

그래서 대중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합니다.

[일론 머스크 / 테슬라 CEO] 
"((화폐 가치가) 달을 향해가자고요!) 달을 향해갑시다."

이랬던 그가 농담조로 '사기'라는 말을 꺼내자 도지코인 가격은 한 때 40%나 폭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현지시간 8일 미국 NBC 'SNL')
"(사기군요?) 네,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할 수도 있겠죠."

SNL 방송 후엔 사기극까지 벌어졌습니다.

코인 사기단이 머스크의 과거 영상을 라이브 방송처럼 속여 올린 뒤 도지코인을 무료로 주겠다며 투자를 유도해 우리 돈 57억 원을 가로챈 겁니다.

[일론 머스크 / 테슬라 CEO (지난 2월)]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랬던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 계획을 철회하고, "도지코인이 유망하다. 개발자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를 "못 믿을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도지코인 공동 창시자는 "자신에게만 관심있는 사기꾼" 이라고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머스크 가벼운 입은 테슬라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끼쳤습니다.

올해 천 달러를 바라보며 '천슬라'로 불렸던 테슬라 주가는 500달러 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18개월 만에 테슬라 손절에 나섰습니다.

주식보다 더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브라이언 정 / 유튜버·한국계 미국인(25세)]
"돈은 벌고 싶으니 더 위험한 투자에 돈을 넣고 있는거죠."

이 20대 유튜버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가상화폐에 쏟아부었습니다.

[브라이언 정 / 유튜버·한국계 미국인(25세)]
"비트 코인 등 가상화폐에 현재 10만 달러 단위로 투자 중입니다. 사람들은 가상화폐를 이해하면서 받아들이고 있어요."

미국의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9명은 밀레니얼 Z, MZ세대입니다.

주로 20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는 빚 규모가 전체 평균보다 5.4배나 많았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한국의 속담이 생각나는 미국 유명 투자자의 분석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큽니다.

지난 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아로와나'라는 코인은 30분 만에 1075배나 뛰었습니다.

도지(Doge) 코인은 전 세계 거래의 3분의 2가 한국에서 이뤄집니다.

[A씨 / 30대 직장인·도지코인 시세차익 경험자]
"최근 4월 말, 5월 초쯤 도지코인이 10배에서 15배 펌핑(상승)했던 시기가 있는데 (그만큼의) 시세차익을 봤던 거 같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 교수]
"20~30대 취업이 잘 안돼요. 근로소득을 올려서 생활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위험하지만 가상화폐밖에 없는 거죠."

'금을 대신할 새로운 IT 화폐의 출현이다', '투기를 뛰어넘는 노름판에 불과하다', 전세계적 논쟁이 여전한 가운데, 오늘도 젊은이들은 현실 탈출용 편도행 열차에 오르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입니다.

nine@donga.com

영상취재 : 박찬기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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