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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계 때문에 야간작업 자청”…60대 가장의 비극
2021-05-25 19:48 사회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60대 근로자를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가 오늘 구속됐습니다.

숨진 근로자는 생계를 위해 힘든 야간 작업을 자청한 성실한 가장이었습니다.

김호영 기자가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리포트]
어제 새벽 2시쯤 30대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60대 근로자.

생계를 위해 야간작업을 자청했던 가장이었습니다.

야간 수당은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 적잖은 도움이 됐습니다.

[숨진 근로자 아들]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다 보니까 보통 야간에 많이 나가셨어요. 수당이 더 붙으니까."

공사현장을 찾기 시작한 건 3년 전쯤.

사업을 접은 뒤 다른 일을 찾아봤지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숨진 근로자 딸]
"사업이 안 좋아져서 마냥 놀 수는 없으니까. 아빠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많지 않잖아요."

낮밤이 뒤바뀐 고된 생활, 그래도 일할 기회가 있다고 기뻐했던 모습이 선명합니다.

[숨진 근로자 딸]
"저한테 매일 그랬어요. 너무 힘들다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그거라도 있으니까 이 일이라도 되게 재밌게 할 수 있다."

아들은 유품이 돼버린 낡은 지갑에서 손을 뗄 수가 없습니다.

[숨진 근로자 아들]
"생일 선물로 사드린 건데 몇 달 전에 좋은 걸로 바꿔드렸거든요. 그런데 아깝다고 계속 이거 들고 다니다가 한 번 쓰지도 못하고. 다 깨져서."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지인 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사고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구속영장 심사를 받으러 나와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현장음]
"(당시 기억은 나세요?) 아니요.
(유가족 분들에게 따로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 죄송해요."

운전자는 위험운전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호영입니다.

kimhoyoung11@donga.com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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