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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대기자 3만 명…생명 나눈 ‘환생’의 기록
2021-12-15 19:42 뉴스A

지난해 기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3만 5천 명, 매일 6명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납니다.

그래서 더 기적 같고 가슴 찡한 장기이식 사연들을 채널A가 취재했습니다.

오늘밤 방영될 개국 10주년 특별기획 '환생'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

정다은 기자가 먼저 소개합니다.

[리포트]
이학규, 이소현 부부가 둘째 아들, 그리고 막내딸과 함께 병원으로 가고 있습니다.

병원엔 18살인 첫째 아들 학준 군이 입원해 있습니다.

[의료진]
"가족분들 옆으로 서세요."

[이학준 군 엄마]
"학준아. 할머니랑 아빠랑 학서랑 하영이랑 왔어."

두돌이 조금 지났을 무렵부터 난치성 뇌전증을 앓던 학준 군은 최근 뇌사판정을 받았습니다.

부부는 고심 끝에 학준 군의 장기들을 기증하기로 결심했고, 오늘이 살아있는 학준이를 보는 마지막 날입니다.

[이학준 군 남동생]
"내 형으로 와줘서 너무 많이 고맙고…이제 더 안 아파도 되니까 이제 맘 놓고 그냥 편하게 가."

면회가 끝날 무렵 아빠는 학준이의 발을 잡고 통곡해 보지만, 이제는 아들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의료진은 학준 군의 숭고한 희생에 예를 갖춘 뒤 조심스레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습니다.

[이학준 군 여동생]
"오빠 잘 가. 안녕."

의료진들이 캐리어를 끌고 달립니다.

[의료진]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의료진]
"기차 탈 수 있어요."

캐리어엔 조금전 한 기증자로부터 적출한 심장이 담겨있습니다.

심장의 경우 적출 4시간 안에 이식 수술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심장을 이식받게 될 환자는 생후 14개월 된 유나겸 군입니다.

나겸 군은 태어나자마자 발견된 심장 기형으로, 이식 외엔 치료방법이 없었습니다.

[유나겸 군 아빠]
"진짜 하나 싶기도 하고…수술실 들어가 봐야 그때 이제 실감날 것 같아요."

수술시간이 다가오자, 의료진들 사이에도 긴박감이 흐릅니다.

[의료진]
"(적출팀이) 부산역에 도착하는 건 11시 10분인가? 그 시간에 맞춰서 저희 이제 지금 심장 뗄 거예요."

나겸 군의 손상된 심장을 떼어내는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의료진]
"심장 도착했습니다."

얼음으로 둘러싸인 통에서 나온 이 작은 물체가 바로 심장입니다.

나겸 군의 가슴 속에서 새 자리를 찾자 인공장치가 작동을 멈췄습니다.

[현장음]
"(의료진) ACC 오프. (순환사) ACC 오프. (순환사) 노란색 루트입니다."

심장 이식 수술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순간.

[의료진]
"네. 볼륨 들어갑니다. 자, 볼륨 들어갔고요. 볼륨에 반응 잘 합니다."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성공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새로운 심장을 선물받은 나겸이는 이제 더이상 아프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뇌사자 가운데 장기이식이 이뤄지는 경우는 23%에 불과하고,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도 하루 6명이나 됩니다.

숭고한 생명 나눔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채널A가 특별기획한 '환생'은 오늘밤 9시 20분 방송됩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PD: 박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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