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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썩는데 200년…개도국 뒤덮은 헌 옷 쓰레기
2021-12-26 19:47 뉴스A

요새 옷 아껴 입는 사람 많이 줄었죠.

그만큼 유행따라 확학 바뀌는 <패스트패션>이 대세가 됐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입다 버린 그 많은 옷, 다 어디로 갔을까, <세계를 가다> 권갑구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사막 한가운데 헌 옷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비닐봉지와 뒤엉킨 옷 사이엔 '고객을 사랑한다'는 알파벳 문구부터 특정 상표까지 다양한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헌 옷들이 모인 이 곳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불리는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입니다.

[알렉시스 까레뇨 / 주민]
"이민자들이 옷 없이 칠레로 들어와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허락을 맡고 헌옷을 가져갑니다."

칠레로 들어오는 연간 의류 폐기물은 약 5만 9천 톤.

중고 거래상이 가져가는 2만 톤을 제외하고 나머지 3만 9천 톤은 항구와 가까운 사막에 버려집니다.

멀리 보이는 초록빛 초원과 뚜렷이 구분되는 회색 매립지.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 북부 지역에도 매일 160톤 이상의 의류폐기물이 쌓이고 있습니다.

[솔로몬 노이 / 가나 아크라시 폐기물 관리자]
재활용 의류라는 이름으로 의류 쓰레기가 이곳에 버려집니다.

UN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 헌 옷 수출 상위 4개국입니다.

헌 옷은 파키스탄을 비롯해 인도, 케냐, 앙골라 등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최신 유행을 따르며 짧은 주기로 옷을 생산해 판매하는 '패스트 패션'은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값싼 원료를 사용합니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합성섬유 옷의 최근 20년 생산량은 3천만 톤에서 9천만 톤으로 3배 뛰었습니다.

반면 면 등 자연 소재 의류 생산량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문제는 대량 생산된 합성섬유의 분해 기간은 최대 200년인데다, 폐기물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은 공기 중에 방출되고 물에 녹아 식수를 오염시킨다는 겁니다.

[정주연 / 다시입다연구소 대표]
"플라스틱이 버려진다고 생각하면 돼요. 거기에서 나오는 유독물질이 다 땅이나 바다로 흘러가고 배출이 되니까요."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자 폐의류를 갈고 압축해 재활용 섬유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한 발 나아가 폐섬유를 활용한 제품을 만듭니다.

[비나 사하즈왈라 / 재료공학자]
"저희가 생산한 타일입니다. 여러 다른 폐기물을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패션 산업이 변해야 합니다.

[리즈 리켓츠 / 환경운동가]
패션 브랜드가 과잉생산하고 있습니다. 폐기물이 사업 구조의 일부분이에요. 많은 업체가 최대 40% 더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행에 따라 빨리 만들고 한두철 만에 소비되고 쉽게 버려지는 옷들.

결국 지구를 병들게 하고 미래의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조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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