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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할리우드 영화도 ‘칼질’…“中만 가면 해피엔딩”
2022-08-28 19:50 국제

[앵커]
“중국만 가면 모든 영화가 해피엔딩이 된다.” 이런 웃지 못 할 얘기가 나왔습니다.

세계에서 영화시장이 제일 크다는 중국이 통제를 앞세워 미국영화도 가차 없이 칼질을 해댑니다.

<세계를보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기자]
독특한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

7년 만의 후속작에서 주인공들은 차이나타운에서 쿵푸를 배우는 등 중국 시장을 의식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현장음]
"난 쿵푸 마스터야."

원작은 악당이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 또 다른 범죄를 예고하는 이른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중국판 미니언즈2의 결말은 전혀 다릅니다.

악당이 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갇히고 악당과 손을 잡았던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 화목한 가정을 이룹니다.

사진과 자막으로 조악하게 처리된 뜬금없는 결말에 중국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됩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1999년 작 영화 '파이트클럽'도 무리한 '칼질'로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에선 올해 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는데, 원작에서 주인공이 건물을 폭파시키는 장면이 삭제되고 대신 경찰이 테러를 진압했다는 영어 자막이 5분 간 나옵니다.

멋대로 바뀐 결말에 '파이트클럽'의 원작 소설가가 SNS에 "중국에서 모두 해피 엔딩을 맞았다"며 조롱하는 등 항의가 이어지자
결말이 원작대로 복원됐습니다.

올해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 2'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문제가 됐습니다.

대만 국기가 새겨진 항공 점퍼의 등장에 중국계 투자사 텐센트가 대만은 독립 국가가 아니라며 문제를 제기해 삭제 됐는데,

이후 텐센트가 투자 계획을 철회하자 제작진은 대만 국기를 부활시켰습니다.

[임대근 / 한국외대 교수 (중국 문화 전문가)]
"2025년 전후가 되면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규모 측면에서 세계 영화 1위 시장을 탈환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영화 검열에 10가지 상영금지 기준과 9가지의 수정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음란 도박 고양, 공중도덕 위해, 헌법 원칙 위반하는 영화는 아예 금지되고요.

중국 역사 왜곡, 군인, 경찰 등 공안에 대한 악의적 표현 등은 수정 대상입니다.

미니언즈를 포함해 최근 공개된 영화들도 공권력이 결국 승리한다는 결말로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국의 한 원로 감독도 참다못해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톈좡좡 / 중국 영화감독]
"촬영이 끝난지 2년이 넘었는데 영화국에서 한 마디도 없습니다.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무리한 검열로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저해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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