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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정어리 폐사 부른 ‘죽음의 해역’ 커진다
2022-10-26 19:54 사회

[앵커]
최근 경남 마산만 일대에서 정어리떼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있었죠.

산소 부족 정도로 알려졌었는데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우리 남해 바다 물 속에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데드존이 넓어지고 있다는데요.

정다은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기자]
저는 남해 마산만에 나와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집단 폐사한 정어리떼가 떠오른 곳인데요.

지금도 수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최근 그 원인이 밝혀졌는데, 바다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현장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가 죽은 정어리떼로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정어리떼 집단 폐사가 이어진 지 벌써 한 달째.

[한남구 / 경남 창원시]
"황당하죠, 한 마디로. 며칠 정도는 이런 현상이 안 생기다가 계속 반복적으로 이렇게 계속 나오다 보니까."

지금까지 수거한 양만 200톤이 넘습니다.

[이용진 / 마산용마산어촌계장]
"좀 마음이 아프고. 이게 성어가 되면 우리한테는 고수익이 되는데 어린 물고기가 죽어 있으니까 마음은 아프고."

국립수산과학원이 원인 조사에 나선 결과 산소 부족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현정 /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장]
"폐사가 발생한 해역에서 산소 부족 물 덩어리가 발생했고요.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때 특이 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됐고요."

떼를 지어 다니는 정어리는 산소 소비량이 많은데, 산소가 부족한 해역에 들어와 집단 질식사했다는 겁니다.

폐사체가 발견된 해역은, 수심 4미터부터 바닥 지점까지의 산소 농도가 특히 낮았습니다.

이렇게 바다에서 산소가 부족해지는 건, 윗물과 아랫물의 온도 차이 때문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윗물이 데워지고, 차가운 아랫물과 밀도 차이로 섞이지 않으면서 산소가 아래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산소 농도가 낮게 나타난 인근 진해만.

수중 촬영한 영상을 보니, 해초나 물고기가 없고 사막처럼 모래만 보입니다.

[김일남 /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산소가 없다 보니 살 수 있는 환경이 안돼서 아마 생물이 죽거나 이동할 수 있는 생물들은 아마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바닷속 데드존이 된 겁니다.

[김일남 /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기후변화로 진해만뿐만 아니라 다른 남해, 서해 이쪽으로 더 확장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진해만 일대 산소 부족 수역은 매년 넓어지고 있습니다.

인근 가덕도에서도 전례 없이 숭어떼가 집단 폐사하고,

[가덕도 주민]
"처음이죠. 우리 어촌계의 주요 사업입니다. 숭어들이(숭어잡이)가. 주민들이 그런 적 있으면 '아 또 숭어 죽었나 보다' 할 텐데 우리는 일절 그런 일 없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통영 연안에 정어리떼가 출몰하는 등 남해안에서 이변이 속출하면서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희용 /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
"(정어리) 개체가 증가하다 보니까 연안에 많이 접근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해운대 같은 경우 정어리가 서식하기엔 적합하지 않아요.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수역의 생태계, 바닷속 재앙은 주민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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