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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덮친 가뭄…주민 절반 ‘피난’
2023-01-11 19:36 사회

[앵커]
경남 통영 우도 참 아름다운 섬이죠.

그런데 먹을 물도, 빨래할 물도 없어 주민 절반이 마을을 떠났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홍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민 50명이 사는 섬마을, 생수병을 따 대야에 담고 세수를 합니다.

한방울이라도 흘릴까 조심스레 얼굴에 물만 묻힙니다.

비누칠은 엄두도 못냅니다.

남은 물은 변기에 붓습니다.

[김점아/ 통영 우도 주민]
"(생수로) 밥은 해먹는데 화장실이 제일 답답하고, 빨래하고 두 가지가."

집집마다 지붕 아래엔 큼지막한 통이 놓였습니다. 

빗물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음]
"지붕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아서 빨래도 좀 하고, 걸레도 빨고 세수도 하고."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이 마르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물입니다.

15m 깊이인데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바짝 말랐습니다.

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생수로 버티고 있지만, 빨래는 커녕 설거지조차 힘겹습니다.

[현장음]
"물이 안 나옵니다. 틀어 놓고 (통에) 받아 놓고 이렇게 해서 씻고."

주민들 절반은 아예 마을을 떠났습니다.

[천양급 / 통영 우도 주민]
"바닷물에다가 씻어서 그냥 (김장) 담갔어요. 다 집에 나가고 없어요, 집집마다."

다른 섬도 상황은 마찬가지, 저수지의 저수율은 15%까지 떨어졌습니다.

식당과 민박집들은 손님이 와도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박승연 / 통영 욕지도 식당 운영]
"손님도 내보내야 할 형편이거든요. 오래되면 우리 생계에 문제가 있잖아요."

남부지방을 덮친 가뭄, 이상기후로 인한 '라니냐' 영향이 큽니다.

한반도 남쪽에 강한 세력의 고기압이 머무르면서 비구름을 머금은 저기압이 맥을 못추는 겁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3년째 라니냐잖아요. 그렇게 되면 고기압이 강해지면 비가 잘 안 오죠. 장마철에 비가 안 내리다 보니까 완전히 낭패가 된 건데."

특히 물 저장시설이 부족한 섬 지역엔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기상청은 가뭄이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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