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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트럭 타보니…4배 넓은 ‘우회전 사각지대’ 심각
2023-02-21 19:28 사회

[앵커]
횡단보도 우회전 단속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트럭이나 버스 같은 큰 차일수록 사고가 잦은데 왜일까 저희 기자가 직접 트럭을 타고 실험을 해봤는데요. 

차체가 높다 보니 승용차에 비해 4배나 넓은 사각지대가 생겼습니다.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우회전하려던 덤프트럭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미처 못 보고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70대 보행자는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 현장을 다시 가봤습니다.

꽃다발이 놓여 있지만 차들은 아랑곳 않고 멈추지 않고 빠르게 우회전합니다.

[우모 씨/ 인근 주민]
"공사 중이어서 그런지 덤프트럭이나 화물차 큰 차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해요. 아직까지 우회전할 때 정차 안 하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많고 해서."

대형차일수록 우회전 사고가 잦은데, 왜 그런지 25톤 트럭으로 실험해봤습니다.

바닥에서 운전자 시선까지 높이는 3.1미터.

높다 보니 바로 옆 아래가 잘 안 보입니다.

운전석 우측 시야에 30cm 간격으로 고깔을 세워 봤습니다.

우측 사이드미러에는 물론, 우회전 진행 방향이라 두꺼운 조수석 A필러에 가립니다.

[최민석 / 덤프트럭 운전기사]
"(고깔 얼마나 보이세요?) 아예 안 보이는데요. A필러도 있고 차량 높이도 있고 사이드미러도 커서."

하늘에서 보면 120도 가까이 사각지대가 생기는데 30도 정도인 승용차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넓습니다.

고깔을 대신해 기자가 서봤습니다.

이렇게 주위를 둘러보고 조수석 거울을 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요.

사실 저는 부딪힐 정도로 트럭 가까이에 서 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이었다면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사각을 없애기 위해 차 주변 360도 입체 영상을 보여주는 장비를 기사들이 직접 달기도 하지만 의무도 아닌데다 가격도 비싸다 보니 장착률은 저조한 편.

[권해익 / 영상 업체 대표]
"한 200만 원 정도 돼요. 보급은 많이 안 돼 있는 편이죠. 이제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화물차 기사님들한테. 우회전 사고가 이슈가 많이 되다 보니까."

우회전 전용 신호등은 이제 막 설치가 시작됐습니다.

결국, 운전자는 무조건 우회전 시 횡단보도 앞에 멈춰 두세 번 살피고 보행자는 정지선에서 먼 횡단보도 우측으로 건너는 게 안전합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강승희
영상편집: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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