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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안녕, 팽목항”…가슴에 묻은 3년
2017-03-30 20:00 사회

진도 팽목항은 이제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곳이 됐습니다.

이제 세월호 운반선이 항해를 앞두면서 팽목항은 세월호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의 슬픔이 켜켜이 쌓인 팽목항의 3년,

정부경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내가, 내가 꺼낼 거예요. 놔두세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조용했던 팽목항이 통곡과 절망으로 뒤덮였던 그날.

사고 직후 분향소와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거처가 마련됐습니다.

[현장음]
"소고기 무국 끓였습니다. 식사하십쇼."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 가족들과 슬픔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하나 둘 씩 팽목항에 자리잡고 기약없는 기다림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10월 28일 참사 197일 만에 발견된 295번째 시신

2014년 11월 11일 실종자 수색 중단

[세월호 유가족]
"꼭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건 대답없는 바다를 원망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

온 몸으로 해풍을 맞아 곳곳에 녹슨 조형물.

노란 현수막은 세월이 덧입혀져 하얗게 변했습니다.

그리움을 담은 메시지들도 바람에 실려 날아간 듯 군데 군데 흐릿해진 모습.

가족들은 어느덧 익숙해진 팽목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임시 주택은 그대로 목포로 옮겨집니다.

가족들과 함께 눈물 흘렸던 주변 상인들도 마음이 착잡합니다.

[팽목항 식당 주인]
"어제 ○○(세월호 희생자) 엄마랑 왔더만. 나도 ○○ 엄마아빠 계신 방에 놀러가고 항상 그랬지. 애기들 찾으면 가슴에 묻고 살아야지. "

세월호 인양소식과 함께 늘어난 방문객들.

[윤정준 / 부산 해운대구]
"한 번 간다 간다 했는데… (이제 왔네요.) 애들이 너무 귀엽고 예쁜데…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에게 이곳 팽목항은 절망과 고통, 눈물과 기다림의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엔 서로를 의지하며 지난 3년을 견뎌왔던 가족들의 아픈 기억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현장음]
"와, 날아간다. 날아간다."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아들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유일한 소망이었던 팽목항.

이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영원히 남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정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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