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남편 폭행에 말 못하니…베트남 아내는 몰래 영상 찍어
2019-07-07 19:14 뉴스A

이 무자비한 폭행, 심지어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일어났습니다.

계속된 폭행에 시달리던 여성은 휴대전화로 숨죽여 폭행 장면을 찍었는데요.

이 영상으로 이주 여성들의 가정 폭력 현실이 드러났지만 대다수는 맞아도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최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행을 당하는 엄마 옆에는 두살배기 아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현장음]
"엄마. 엄마!"

하지만 남성의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고, 아이는 어디론가 도망칩니다.

[현장음]
"재워. 빨리."

엄마의 품에 안길 때까지 아이의 울음은 계속됐습니다.

인터넷 상에선 갓난 아이를 옆에 두고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남편에 대해 비난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코리안 드림이 악마를 만나 지옥으로 변했다"며 "한국사람으로서 부끄럽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지난 3월 혼인신고를 한 뒤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린 여성은 가방에 휴대전화를 숨겨 폭행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왕지연 / 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
"참고 마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에 (폭행 장면을) 녹화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니면 죽을 때까지 맞아야 하잖아요.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결혼이주여성 중 42%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행과 욕설에 노출돼 있지만, 강제출국에 대한 두려움에 신고조차 못하는 겁니다.

[강혜숙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이혼하면 모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각할 수 있죠. 법적 지원을 받아서 (이혼 후에도) 체류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고 안내해야 한다."

지난 2010년엔 베트남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면서 '반한' 여론이 촉발되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choigo@donga.com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최동훈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