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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소년 죽음, 국가가 책임져라”…치료비는 어떻게?
2020-03-22 19:54 사회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병원 치료 한번 못 받고 떠난 17세 소년.

어제가 발인이었다고 전해 드렸죠.

소년을 가르친 선생님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습니다.

서로 떠넘기기만 하는 제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라고 호소했습니다.

허망하게 자식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마음도, 배유미 기자가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책상 위에 안경과 묵주가 놓여 있습니다

열일곱살 정모 군이 남긴 물건들입니다.

장례는 어제 끝났지만 부모는 물건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끝내 아들의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한 게 한이 될 뿐입니다.

[정 군 어머니]
"그대로 지퍼 에어백에 싸여서 갔어요. 일반적으로 들어갔으면 제가 손도 잡아주고 옆에서 조금 (뭐라도) 해줬을 텐데."

정군은 40도 넘는 고열에 시달렸지만,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병원 안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정 군 아버지]
"왜 그렇게 순진했을까. 차라리 종합병원 억지로 밀고 들어갔으면 애한테 조금이나마… 그렇게 (하라는 대로) 한 내가 바보죠."

부모에게 돌아온 건 수백만 원이 넘는 병원비 청구서뿐입니다.

10번 넘는 검사에서 코로나19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정 군 아버지]
"(치료비) 계산을 했죠. 제가 진짜 능력이 안되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 같으면 진짜 어디서 어떻게."

정 군이 숨졌는데 어느 누구도 책임 지지 않는 현 상황을 개탄하는 국민 청원도 등장했습니다.

정 군을 6년 동안 가르친 학원 강사는 의료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고인만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군 학원 강사]
"아무도 책임 없잖아요 사람 한 명 죽었지만 누구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거고"

온라인에선 정 군 외에도 코로나 환자에 밀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질병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할지 정부가 지침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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