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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마다 고문…용산 주민들 “집회 소음 때문에 신경쇠약”
2023-03-01 19:14 사회

[앵커]
어제 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서, 오늘은 비슷한 곳에서 보수 단체가 집회를 했습니다. 

교통정체도 문제였지만, 귀를 찢을 듯한 스피커 소음에 시민들은 공포를 느낄 정돕니다.

소음규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김정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화문 일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로 가득 찼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의 함성이 도로에 울려 퍼지고, 대형 스피커를 타고 정치 구호와 음악 소리가 끝없이 흘러나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집회 범위를 넓혀주다 보니 스피커는 도로 한 가운데까지 나와 있습니다.

집회가 한창인 광화문 사거리에서 소음을 측정해보니 80dB이 넘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대화가 어렵고, 고출력 스피커를 통해 전해지는 진동이 몸으로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광화문 집회가 끝나자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도 이어졌습니다.

공휴일은 물론 매 주말마다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가 열리다보니, 인근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신경 쇠약에 걸릴 지경입니다.

[이모 씨 / 서울 용산구]
"많이 심할 때는 소파에 앉아 있으면 소파가 다 울리고 집 안이 울려요. 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은 방법이 없다고 하시니까 절망감이 느껴지죠, 사실은."

유치원생 자녀가 집회 구호를 따라할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합니다.

[김모 씨 / 서울 용산구]
"아이들이 집회 보면서 이재명 구속이나 심지어는 욕설까지 따라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애들이 그러니까 이사를 갈까도 고려해보지만, 이사가 사실 쉽지는 않잖아요."

아파트 20층에서 집회 소음을 직접 5분 간 측정해보니 65db에서 70db 사이를 오갔습니다.

주거지역 내 낮시간 평균 소음 기준치인 65dB를 웃도는 건 물론, 통상 공사장 발생 소음에 맞먹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겁니다.

[장서일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1, 2층 정도는 장애물에 의해서 좀 더 소음이 가려지는데, 오히려 고층에 사시는 주민들이 더 큰 소음을 느낄 수 있는…"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조용한 휴일을 보내고 싶은 시민들에게 집회 소음은 공해를 넘어 공포가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이성훈 윤재영 강승희
영상편집: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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