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더깊은뉴스]대림동이 범죄 소굴?…“이젠 제2의 고향”
2017-09-29 19:56 뉴스A

최근 영화에서 중국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면서 강력범죄의 소굴처럼 묘사된 곳이 서울 대림동입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더깊은뉴스, 김유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년경찰' 상영금지 대책위원회(지난달 28일)]
"(대림동) 상권을 혐오스럽게 인식시킨 데 대해 제작사와 감독의 공식사과도 강력히 요청합니다."

[김유림 기자]
"영화 속에서는 경찰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동네로 비춰졌던 대림동. 실제 대림동의 모습은 어떨지, 저희가 대림파출소와 함께 출동해보겠습니다.“

밤 11시 첫 번째 출동. 누워있는 취객은 한국인이었습니다.

[경찰]
"일단 일어나보세요 일어나세요. 사람들 차 지나다녀야되니까."

두 번째 신고 역시 한국사람끼리의 다툼이었습니다. 실제'청년 경찰'과 함께 대림동 골목 곳곳을 순찰했습니다.

[신승호 / 대림파출소 순경]
"영화에서 보면 쭉 가다가 중간에 빠지면 막 폐가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근데 보시면 다 주택가에요."

신 순경은 영화 속 모습은 편견이라고 말합니다.

[신승호 / 서울 대림파출소 순경]
"순찰 많이 돌고 열심히 했는데 영화 하나 때문에 무너져내리니까 언짢죠. 굉장히 고생해서 안전한 대림동을 만들었는데."

밤새 11번 출동했지만 중국인 범죄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림동에는 강력 범죄가 잇따랐습니다.

[서울 대림동 주민]
"이 앞에서 칼로 찔러서 죽었고, 이 위에서 목 찔려서 죽었고."

하지만 최근들어 대림동 강력범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인과 중국동포 2세대가 늘어나면서부터 대림동의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김유림 기자]
"대림동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입니다. 학생 60%가 중국 국적이거나 교포일 정도인데요. 실제 수업 모습은 어떤지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막힘 없이 국어책을 읽는 1학년 학생들. 발음만으로는 국적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원숭이와 기린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고 코끼리가 말했어요."

중국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나면서 다른 지역에서 이사오는 중국인 학부모도 많습니다.

[인민지 / 대동초교 교사]
"(중국분들) 자녀 교육에 아끼지 않아요. 오히려 거기는 자녀가 더 귀하잖아요. 저도 깜짝 놀라고 있어요. 최근 더 그래요, 최근 3년 동안.”

주1회씩 중국어 수업도 진행되는데 한국인 부모들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한국인 학생 학부모]
"중국어 수업이 있기 때문에 교과 중에. 중국어로 인사를 하거나 하면 신기하긴 해요 재밌어하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중국인들의 직업도 크게 변했습니다. 일용직을 전전했던 1세대와 달리 2세대는 더욱 전문화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따라온 중국동포 24살 김지윤 씨는 대림동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지윤(중국동포, 24세)]
"여기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7만 원. (방 둘러보면서) 위험하거나 그런 거 없어요. 여기 살다보면 이 동네를 못 떠나요. 다른 동네 갔다가도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중국인 어머니를 따라 지난 해 입국한 순자운 양은 한국 귀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녀에게 대림동은 제2의 고향입니다.

[순춘령(중국인)]
"중국 가도 여기 음식, 김치찌개 된장찌개 먹고 싶어요. 여기 와서 '와 집에 왔다' 해요. 한국 좋아해요. 공기도 좋고."

전문가들은 2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 2세대는 소중한 인적자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수영 / 서울온드림교육센터장]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던 아이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 아이들이 다시 본국으로 들어가는 건 인력 낭비고 자원 낭비라고 생각해요."

인구절벽 시대에 이들은 한국의 미래 경제를 이끌고갈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김천구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잠재성장률이 2% 후반으로 떨어졌는데 국내에서 교육을 받은 양질의 조선족이나 중국인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이런 잠재성장률 하락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는 무섭다고 말하는 대림동. 그러나 실제 대림동의 모습은 중국인과 동포들이 마음 붙이고 사는 제2의 고향입니다.

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영상취재 박재덕 이준희
영상편집 오영롱
그래픽 김민수 양다은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