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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보좌진 총알받이’ 논란…커피셔틀에 ‘찍사’까지
2019-05-03 19:42 정치

패스트트랙 법안이 지정되는 과정도 논란과 상처를 남겼죠.

국회는 다시 한번 폭력국회, 동물국회가 됐는데요.

책임은 국회의원들이 져야 하는데 정작 몸싸움의 최전선엔 애꿎은 보좌진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극한직업의 현장에 들어가봤습니다.

강병규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한국당 의원실 보좌진]
"집에 갑니까, 오늘? 끝이 있어요?"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
"타박상.(타박상?) 타박상 정도 몇 명 있는 것 같아. 타박상. 옷 찢어진 사람도 있고."

[현장음]
"탱자탱자 놀다가 들어와서 무슨 회의하자고 개뼈다귀 같은 소리를…"

일주일 간 이어진 패스트트랙 공방의 충격을 맨앞에서 체험한 사람들은 국회의원 보좌진들입니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7년 만에 재연된 동물국회의 민낯은 처참했습니다.

[현장음]
"밀지마라고! 왜 밀어!“

[현장음]
"으쌰! 으쌰! 으쌰!"

[현장음]
”막어!막어!막어!막어!“

배려인지 경고인지 아리송하지만 의원들끼리는 너무 앞장서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서영교 / 더불어민주당 의원]
"(몸싸움에) 너무 앞장섰어. 조심해. 너무 앞장섰어."

본격적인 몸싸움이 시작되자 한발짝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는 의원이 더 많습니다.

이번 국회폭력사태를 둘러싸고 보좌진이 총알받이냐는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한국당 의원실 보좌진]
"몸싸움도 몇번이나 부딪히고 했잖아요. 그냥 (의원들이) 법안 발의해서 자기들끼리 논의하면 되지."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각 당 차원의 보좌진 참여수위 제한지시가 내려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장제원 / 자유한국당 의원]
"누우세요. 이쪽으로. 이쪽으로 누우세요."

[심재철 /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들이 좀 밀어. (회의실) 들어가야 하는데 왜 못 들어가게 막아?"

보좌진을 앞세우지 않겠다는 말과 달리 전쟁터가 되어버린 국회 곳곳에 인의 장막을 친 것은 보좌진들의 몫.

패스트트랙 공방 마지막날,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짬짬이 휴식을 취했지만,

[윤상현 / 자유한국당 의원]
"(안에 혹시 몇분 정도 계세요?) 많이 있어요. 전투 의지를 다 가지고 있는데 한 번 들어가 보셔야지."

회의장으로 향하는 복도는 5분 대기조 격인 보좌진들로 가득합니다.

그 와중에 보좌진들은 의원들 도시락이나 커피 심부름에까지 동원됐고, 일부 보좌진은 의원들의 생생한 '투쟁' 모습을 담기에 분주합니다.

극심한 피로에 자괴감까지 더해지는 순간입니다.

선진화법 이전 국회에서 최루탄이나 흉기의 등장, 보좌진을 동원한 몸싸움은 드물지 않은 일.

2011년 국회 당시 보좌진으로 몸싸움을 벌였던 기동민 의원은 400만원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기동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박지원 의원 보좌관)]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적은 저를 국회 폭력범으로 몰아세웁니다. 여기에 인생을 걸지 마십시오."

이른바 '빨간줄'이 그어질 우려도 나옵니다.

[여세현 /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2009년 검찰 수사)]
"선출직이라든가 그런 쪽으로 나가는데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의원들의 입법활동에 전문성을 불어 넣고, 보다 나은 정책대안을 제시하도록 돕기 위해 채용된 보좌진들.

하지만 현실에서는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몸싸움 꾼으로 전락한 셈입니다.

[현직 보좌진]
”이해관계자들끼리 수 싸움하면서 실질적으로 싸우는 싸움이 있는게 국회거든요. 보좌진들이 어떻게 보면 좀 소모적인 도구로 쓰여지고 있지 않나.“

국회의 민낯이 훤히 드나난 엿새 동안 미래의 일꾼인 어린이들의 견학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성숙한 토론보다는 사생결단의 폭력의 현장을 본 어리이들은 그런 국회가 의아하기만 합니다.

[이균현 / 운송초등학교 6학년]
"그렇게 몸싸움까지 하면서 해야 되나 하고 국회에서 질서를 지키면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나가줬으면 좋겠습니다.“

채널A 뉴스 강병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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