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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보리]넉 달째 답보…유족 “제발 수술실 CCTV 의무화”
2021-06-03 19:35 사회

오늘부터 끝보리, 끝을 보는 리포트를 시작합니다.

우리 사회에 방치된 고질적인 문제들을 들춰내고 파헤쳐서, 대안까지 제시해 끝을 보려고 하는데요.

첫 번째 주제는 '수술실 CCTV' 문제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수술실 내에 CCTV가 없다보니, 의료 분쟁이 생길 때마다 증거 부족이 환자들의 발목을 잡는데요.

저희가 얼마 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숨진 환자 사건을 단독보도했었는데요.

유족들이 이 CCTV 때문에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먼저 박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14일 저녁, 식당에서 갑자기 쓰러진 김현범 씨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습니다.

9시간 정도 지나 수술을 받았지만, 대동맥 파열로 숨졌습니다.

당시 32살이었습니다.

이후 유족들은 병원 측이 김 씨의 의무 기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의무 기록에서 수술 시작 시간이 앞당겨진 것은 물론, 집도의의 이름과 주 진단명이 모두 바뀌었다며 지난 2월 병원장과 의료진을 고소했습니다.

두 달뒤인 지난 4월, 경찰은 전산 자료와 관제실 CCTV 등을 확보하기 위해 병원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수술실 통로를 비추는 CCTV 영상은 이미 지워진 상태였습니다.

"한달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입니다.

[김은란 / 고 김현범 씨 누나]
"증거로서 내밀 수 있는 자료가 유일하게 그것 뿐인데. 나쁜 상황이 됐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건 그 안에 있던 수술팀 의료진 뿐인데…"

경찰은 핵심 증거인 CCTV 영상 복구를 위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족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은란 / 고 김현범 씨 누나]
"그 사람(의료진)들이 우린 실수가 없었다고 덮어버리면 아무런 증거가 없는 거예요. 환자들이 녹음기를 켜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일들이…"

수술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환자가 고통을 겪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호소합니다.

[김은란 / 고 김현범 씨 누나]
"CCTV 의무화가 됐으면 의료진들이 그때 처치를 했는지, 안 했는지 정확하게 판단됐을 거예요. (수술실 CCTV가) 진짜 생겼으면 좋겠어요."

채널A 뉴스 박선영입니다.

tebah@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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