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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겉돌기만 하는 국정감사…바뀌지 않는 이유는?
2017-10-23 19:53 뉴스A

20대 국회는 지금 국정감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 견제와 감시가 목적이지만 같은 문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감, 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요.

김민지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2017년도 국정감사, 국회 국회 복도에 작은 사무실이 등장했습니다. 국정감사를 받으러 온 공직자들입니다. 바닥에 자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피감기관 공무원]
"밥 먹고 살아야지, 어떡하겠어."

오전 10시, 드디어 시작된 국감. 초반부터 자료 요구가 쏟아집니다.

[현장음]
"답변서를 미리 좀 주시기 바랍니다."
"자료를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덩달아 복도는 분주해집니다.

[피감기관 공무원]
"준비가 어렵죠. 급하게 자료를 작성해야 된다는 것도 그렇고."

[현장음]
"출력하는 것! 들어가야 돼 가지고!

(오늘 몇 시에 오셨어요?)
나중에요. 많이 급하거든요?"

계속되는 자료 요구에 불만이 터져 나오기 직전.

[피감기관 공무원]
"요청하는 질의 내용 다 (준비) 하려면 밤새고 그래요."

"국감 때 피력을 잘해야 예산을 잘 받을 수 있는 거고."


자료 요구는 끝이 없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의 네 차례 국감에선 무려 52만 4천 건의 자료가 국회로 제출됐습니다.

힘든 건 자료를 요구하는 쪽도 마찬가지.

[윤미혜 / 국회의원 비서관]
(보통 몇 시에 집에 가세요?)
"요즘은 한 빠르면 밤 12시 늦으면 새벽 2시?"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애를 먹이는 피감기관도 많습니다.

[현장음]
"아무것도 안 내요. 답변도 안 내놓고."

국감을 위해선 엄청난 체력도 필요합니다. 때늦은 점심을 도시락으로 간단히 때우고,

[피감기관 공무원]
"어제 점심 이후로 첫 끼네요."

[피감기관 공무원]
"오늘 아까 (새벽) 5시 반쯤 와서…그랬습니다."

피곤을 못 이긴 공무원은 밥 대신 잠이 더 급합니다.

오후에 다시 열린 감사. 국감장의 단골, 고성과 막말이 흘러나옵니다.

[현장음]
"아잇! 제가 질문한 거에 대해서만!"

[현장음]
"했어요 안했어요? 정신적인 장애예요?"

다른 국감장도 비슷합니다.

[현장음]
"이게 뭐하는 겁니까 지금!"

"싸우는 장소입니까?"

"함부로 말씀 마세요!"

"정회하겠습니다" (땅땅땅)

몇 시간 씩 기다리다 면박만 당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일을 하겠다는 태도예요?"

[현장음]
"담당 국장이 뭐하러 나와 앉아있어요?"

밤새 답변을 준비하고 오랜 시간 대기했지만 실제 답변은 단 3분. 발언 시간으로 언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김만구 /강원대 교수(증인)]
"(필요하신 발언을 충분히 하셨어요?)"//노란색
"아직 못했어요."

답변 기회가 없는 게 내심 반갑기도 합니다.

[국감 출석 증인]
(마지막에 질문 하나 받으신거죠?)
"이번에는 증인 (신청) 실명제가 돼서 질문을 한 걸로 알아요.

[국감 출석 증인]
(질문) 안 나오면 저희야 좋죠."

"국정감사는 정부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국회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650개가 넘는 주요기관을 불과 20일 안에 살펴야 하기 때문에 겉핥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음]
"한국의 식중독 원인 규명율은 약 57%인데." //(타이핑 효과)

[현장음]
"피해자 여직원, 지금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자살했대요."
"(저희 기관이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

사실 확인도 안 한 질의는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화면전환]
"감사 종료를 선포합니다."

그러나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식욕 억제제 관련 자료예요. 가급적 내일까지 (제출) 해주시고요."

[피감기관 공무원]
(홀가분하시겠어요?)//노란색
"네. 하하."

하지만 국감이 끝나면 자료 받기는 더 힘듭니다.

[김강중 / 국회의원 비서관]
"(국감 이후에) 더 이상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크게 인지를 안 하죠."

18대 국회 이후 6년간 시정조치가 이행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지적받은 안건이 630건이나 됩니다.

[조진만 /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보좌관들이 열심히 준비해 주더라도 의원이 이걸 소화할 만한 그런 역량,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이슈를 다른 걸 자꾸 제기하는 거죠."

시간이 부족한 것도 국감을 겉돌게 만듭니다.

[윤종빈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상시 국감을 하자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감사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죠.

[윤종빈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일 동안 정부의 1년 살림살이를 다 들여다본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거죠."

국감에서 지적받은 문제점들이 제대로 시정됐는지 반드시 추적하고 시정하지 않은 기관에 대해선 예산을 깎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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