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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터치]“속은 척” 새내기 여경에 낚인 피싱범
2018-05-11 19:51 사회

영화제나 드라마 시상식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인 배우에겐 이런 황금빛 트로피가 주어지죠.

현실에서도 이런 뛰어난 연기력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사건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뉴스터치 시작합니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여성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100만 원에서 200만 원 가량의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통장을) 양도 받았다고 진술한 상태거든요. 김명철 명의도용 사건
녹취를 시작합니다"

"네"

"당신의 통장을 넘겨받았단 사람이 있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죠.

전화를 받은 여성의 목소리가 떨리는데요,

"지금 얼마나 인출하신 거예요?"

"일단 700만 원이요. 5만 원 권으로요."

"전부?"

"네"

결국 피싱범 뜻대로 돈도 뽑은 것 같은데요,

피싱범은 "결백을 증명해 줄 감독관이 직접 가고 있으니, 만나서 돈을 건네라"고 지시합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통화 끝에 결국 범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서울 삼각지역에서 여성은 피싱조직 운반책과 마주합니다.

"감독관님한테 따뜻한 말씀 한 마디 전해주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돈을) 전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봉투도 넘긴 건데요,

당시 보이스피싱 일단 운반책과 만난 여성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운반책인 중년 여성의 손이 결박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실 이 여성은 서울 용중지구대 소속 김민아 순경이었습니다.

당일 야간 근무였던 김 순경, 오전에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기지를 발휘한 겁니다.

피싱범과 통화하는 중에 지구대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검거를 위해 자신의 위치를 수시로 알렸고

집에 있던 은행 봉투에 소설책 2권을 넣어 돈봉투인 것처럼 위장도 했습니다.

또 피싱범에게 돈을 뽑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위해 현금인출기까지 가서 인출기 소리도 들려줬습니다.

[김민아 / 서울 용중지구대]
"뭔가 제가 직접 주도적으로 큰 일을 한 것은 처음이어서 굉장히 뿌듯했고… 어떤 현장에서나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단 생각이… "

당시 검거 현장에는 동료 5명이 잠복 중이었습니다.

배달원과 일반 시민 등으로 변장을 한 뒤 현장에서 검거를 도운 동료들에게 김 순경은 공을 돌렸습니다.

뉴스터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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