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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왕따·협박…벼랑 끝 내부 고발자들
2018-05-11 19:47 사회

쫓기고 왕따당하고,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위협받고…

범죄자 얘기가 아닙니다. 바로 '내부 고발자'들이 직면하는 현실인데요.

의로운 일을 하고도 외로워지는 내부 고발자들의 이야기, 집중 취재했습니다.

최주현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저희가 오늘 단결하고 용기내는 모습을 보고 또다른 동료가 함께 할 수 있도록…"

가면을 쓴 내부 고발 자들.

[A씨 / 대한한공 기장]
"내부 고발 문화는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가 지금은 성장통이고…"

[B씨 / 대한항공 기장]
"실명으로 내부 고발이 이뤄지면 아무도 쉽게 고발을 하지 못할거예요."

기자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C씨 / A 기관 내부고발자]
"부정 비리 일탈 행위가 일어나고 있거든요. (신변 보호 해드릴테니까요)"

행정안전부 산하 연구 기관에서 근무중인 연구원 C씨였습니다.

지난해 뽑힌 연구원 4명 중 2명에게 '채용 비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C씨 / A기관 내부고발자]
"가장 중요한 건 연구 실적입니다. 논문 실적이 많다던지, 외국에 SSCI급 논문을 실었다던지. 이분들은 보시면 논문 수도 그렇게 많지 않고, SSCI 논문은 하나도 없습니다."

두 지원자는 각각 3건의 단독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10건 안팎의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그런데, 면접장에선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C씨 / A기관 내부고발자]
"합격한 사람들만 점수 합산을 해줬습니다. 이분은 불합격한 경우죠. 점수를 합산하지 않았습니다.(배후에) 전임 원장. 연결 시켜준 고위 간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2명은 모두 전임 원장의 조교 출신.

이들의 배우자들도 이곳에서 근무 중입니다.

하지만, 합격한 당사자는 발뺌을 했습니다.

[합격한 연구원]
"궁금하시면 기획과에 물어보시는게.(채용 중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시 면접 위원은 한술 더 떴습니다.

[당시 면접 위원]
"(두 분을 뽑은 이유는) 굉장히 활동적이에요. 법적으로 아무리 파헤쳐도 아무런 문제 안됩니다."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내부 고발자를 잡아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C씨 / A기관 내부고발자]
"누가 제보했는지 뒷조사를 통해서 후보자를 좁혀나가는데…매우 불안하죠"

현대차의 부품 결함 의혹을 내부 고발한 김광호 전 부장.

32건의 의심 사례를 국토부에 제보하자, 8건의 리콜과 2건의 무상 수리가 이뤄졌습니다.

김씨는 해고 통지를 받았지만, 권익위원회가 복직을 요구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김광호 부장 / 전 현대자동차 부장]
"저는 지금 회사 다니고 있지 않습니다."

김씨는 복직한 지 한달도 안돼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정부 훈장까지 받았지만, 관련 업계는 김씨를 싸늘하게 외면했습니다.

[김광호 부장 / 전 현대자동차 부장]
"(자동차 업계에서) 서류 전형에서도 통과 못했습니다. 전부다. 면접까지도 한번도 못갔습니다. 알게 모르게 (자동차 업계에서) 퇴출되어 있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차는 개인 사정에 따른 퇴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 정유 회사가 가짜 기름을 전국에 유통했다 적발된 사건.

당시 운송 기사로 일하던 신인술씨의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신인술 / 가짜 기름 유통 내부고발자]
"그 기름이 찌꺼기 기름이라는 건 첫눈에 알았죠. 검찰에 고발하고 다 했어요."

신씨는 국세청과 세무서, 경찰과 경찰을 돌며 1년 반 동안 고발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 신씨의 신원을 노출시켰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
"(우리가 가짜 기름 쓴다는) 증거 있어요? 아들 내미 둘이던데, 신○○. 내가 기름판에서 10년을 장사하면서 XX 그런 백도 없이 내가 장사할거 같아?"

신 씨는 지금도 신변의 위협을 느낍니다.

[신인술 / 가짜 기름 유통 내부고발자]
"(도피할 때) 강원도 정선쪽 배추밭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대리 운전을 할때도 손님으로 위장에서 날 해하지 않을까. 도망다니는 꿈 그리고 바다에 빠지는 꿈도 꾸고…"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고 불이익을 당하면 손해의 3배까지 보상하는 '공익 신고자 보호법'

그러나, 이 법의 보호 대상에서 횡령과 배임, 폭력 같은 주요 범죄는 빠져 있습니다.

[이영기 / 공익제보자 지원단체 '호루라기' 이사장]
"불이익 조치를 취하는데 대해서 처벌이 너무 솜방망이에요. 공익 제보자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를 망가뜨리는 거거든요."

[현장음]
"오늘 일거리 좀 있습니까. (요새 일이 좀 마땅치 않네) 연락 좀 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부탁좀 드릴게요."

의로운 일을 한 내부 고발자가 쫓겨다니고 고립되는 세태를 하루 빨리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일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
"(내부고발은)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익명으로 신고하는 것은 아직 안되거든요. 공익신고를 하게되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인사 조치를 하지 못하는 조항도 들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채널A 뉴스 최주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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