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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련의 현장칼럼]대통령의 ‘광화문 연가’
2018-08-03 19:58 사회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이문세 <광화문 연가> 중-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 연가'의 한 소절입니다. 한 시절을 함께 했던 노래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연인들이 자주 걷던 덕수궁 돌담길. 그 시절 가정법원이 근처에 위치한 탓에 남녀가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도있었습니다.

다시, 서울시청 앞 광장입니다.

해방, 군부독재, 월드컵,그리고 탄핵까지 이곳에서 우리는 기쁨과 분노의 함성을 외쳤습니다

이문세를 들었던 청춘들도 돌담길을 걸었던 연인들도 역사의 고비마다 함성을 외쳤던 사람들.

모두 광화문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한 시민들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 광화문으로 청와대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어떤 기대를 갖고 있을까요.

[노경선 / 택시기사]
"소통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오겠다는 건데 그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듣고, 정책에 반영만 된다면 도움이 되죠."

[강기철 / 구두 수리공]
"그 주위에 사는 주민들도 불편할 거고, 활동 행사나 뭐 추진할텐데... 청와대가 상징적인 건데 함부로 옮길 수 없잖아요."

구중궁궐. 아홉 겹 담 안에 자리한 대궐. 넓고 크기만 했지 소통이 어려웠던 청와대.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본관 앞에서 '사무실이 어디고' 이렇게 물을 정도였습니다.

권부의 공간과 시민 사이의 거리,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프랑스 대통령의 엘리제 궁, 일본 총리의 집무실은 차도에 바로 붙어 있습니다.

반면 중국 주석의 집무실인 '판공청'은 6m 높이의 벽에 둘러싸인 이 넓은 공간 어딘가에 있지만, 그곳이 어딘지 잘 모릅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논어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거리가 무슨 상관이더냐.

거리만 가까워진다고 소통이 되는 건 아닐 겁니다.

마음이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겠죠.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광화문 연가'는 이런 진심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노경선 / 택시기사]
"진심을 담아서 진짜 진심을 담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픽 디자이너 : 이수정
연출 : 황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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