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아내 엄앵란에게 남긴 말…“수고했고 미안하다”
2018-11-04 19:19 뉴스A

부인 엄앵란 씨는 "존경할 만 하기에 55년을 함께 살았다"며 끝까지 남편을 치켜세웠습니다.

두 사람은 '오랜 동지'였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화 '맨발의 청춘'(1964년)]
"토요일 남산 공원에서 기다리겠소 12시에."

신성일을 일약 스타로 만든 영화 '맨발의 청춘'에서 호흡을 맞추며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 배우 엄앵란 씨.

1964년 11월, 4천 여 명의 하객의 모인 결혼식은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50여 년, 엄앵란 씨는 오늘 빈소에서 남편과 마주했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내가 존경할만 해서 55년을 살았지, 아마 흐물흐물하고 능수버들같은 남자였으면 못살았을 거에요."

부부는 오랜 기간 별거를 하는 등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습니다.

[고 신성일(2014년 9월)]
"우리 둘은 지극히 좋아해서 결혼을 했고, 가정을 지켜야 할 주어진 임무가 있다."

2016년 전해진 엄앵란 씨의 유방암 판정 소식에 아내의 손을 꼭 잡았던 신성일 씨.

지난해 신씨가 폐암 선고를 받은 뒤에는 엄앵란씨가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지난 3월)]
"내 남편인데 어딜 가. 책임져야지. (남편이) 초라하게 죽을 수는 없어. 병원비하고 특실하고 다 준비해 놨어."

임종 순간 딸을 통해 전한 말은 담담했습니다.

[엄앵란/ 영화배우]
"참 수고했고 미안하다 그래라, 그렇게 얘기했대요."

엄씨는 그런 남편을 '오랜 동지'라고 불렀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우린 동지야 동지. 우리 남편 저승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다니고…"

애증의 삶을 살았던 세기의 커플. 엄씨는 남편을 봐서라도, 흉하지 않게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 손진석

▶관련 리포트
하늘로 간 맨발의 청춘…신성일, 폐암으로 별세
기사 바로가기 ☞ https://bit.ly/2QipXts

▶관련 리포트
출연작 524편…한국영화 역사가 된 신성일
기사 바로가기 ☞ https://bit.ly/2DlBGoA

▶관련 리포트
복귀 꿈꾼 뼛속까지 영화인…차기작은 하늘에서
기사 바로가기 ☞ https://bit.ly/2ALkbvb

▶관련 리포트
영화계 신성일 추모 물결…“추억을 잃었다”
기사 바로가기 ☞ https://bit.ly/2F1Uivf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