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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스포츠]프로골퍼 괴롭히는 ‘보이지 않는 손’
2018-11-11 19:20 뉴스A

프로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이라 하더라도, 평소에는 일반인도 많이 이용하는데요.

그런데 일반인도 쉽게 공략하는 코스에서, 프로 선수들이 쩔쩔 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스 난이도까지 계산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비밀을 김도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샷 하나하나에 희비가 교차하는 프로골프 대회.

그 환호와 탄식은 어쩌면 미리 계산돼 있습니다.

보이지 않게 코스의 난이도를 조정하는 골프장 관리인, '그린 키퍼'의 역할이었습니다.

KLPGA 대회를 하루 앞둔 한 골프장.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새벽부터 잔디를 깎고 벙커를 손질하는 '그린 키퍼'.

해가 뜨자 본격적으로 코스 난이도 조정에 들어갑니다.

먼저 손보는 곳은 그린.

기계로 단단하게 다져 프로 선수들도 애를 먹게 합니다.

딱딱하게 다져진 그린에선 공의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빨라 공이 그린 밖으로 벗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영철 / 페럼CC 코스관리팀장]
"너무 스코어가 잘 나오면 약간 서운한 건 있습니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끔…"

홀 컵의 위치도 공략하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 다시 한번 난도를 올립니다.

[이영철 / 페럼CC 코스관리팀장]
"최대 다섯 타 정도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핀 위치에 따라서…"

잔디 길이도 대회 준비의 핵심입니다.

코스 한 가운데인 페어웨이는 큰 차이가 없지만, 러프 구역 잔디의 길이는 일반인들이 즐기는 코스의 두 배 이상입니다.

코스 한 가운데에선 짧은 잔디 위에 얹힌 공을 정확하게 때릴 수 있지만 러프에 파묻힌 공은 채가 잔디에 걸려 제대로 스윙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기자가 채를 들고 러프에 묻힌 공을 공략해 봤지만 코 앞의 벙커를 넘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현장음]
"아. 진짜 안 되네요."

확연히 달라진 골프장 컨디션에 적응하기 위해선 선수들도 시합 전 미리 공을 쳐봐야 합니다.

[정연주 / 프로골퍼]
"대회 때가 되면 아무래도 그린 스피드를 조금 빠르게 하는 것도 있고 전체 길이도 조금 더 길어지죠. 부담스러운게 많죠."

프로 선수들의 화려한 경기 뒤에선 그린 키퍼와의 '보이지 않는 대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도형입니다.

dodo@donga.com
영상취재 : 김영수 이능희
영상편집 : 이능희
그래픽 : 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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