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자원탐사대가 미래 먹거리를 찾아 원시밀림을 찾았습니다.

의약품과 화장품의 원료가 될 생물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여정이었는데요.

채널A 취재진이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사람 대신 원시의 동식물이 지배하는 땅.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연장해 줄 기적의 생물자원을 찾아 미얀마 카친 주 정글로 자원 탐사대가 출발합니다.

항공기와 육로, 도보로 베이스캠프까지 이동하는 데만 꼬박 3일이 걸리는 미지의 숲.

거센 물살 속 위태로운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가파른 오르막을 기어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70년째 미얀마 정부군에 맞서는 반군의 주둔지인 카친 주는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생물자원이 풍족해 세계 생물학계가 주목하는 곳.

비닐봉지에 담은 주먹밥으로 허기를 달래며 20km를 꼬박 걸어 히말라야 산맥 남쪽,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습니다.

[김예지 기자]
"드디어 다 왔습니다. 9시에 출발했는데 4시 반, 7시간 반 걸렸어요."

바이오 산업의 금광, 원시 밀림에서 안전하고 유용한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2주간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생물 종을 발견해 보존하는 일도 탐사대의 주요 임무입니다.

썩은 나무에서 커다란 애벌레와 흰개미, 사슴벌레붙이 등을 채집하고, 포획하기 어려운 거대 포유류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무인 카메라도 동원합니다.

그물망을 치고 반나절을 기다려 새 한 마리를 겨우 잡았습니다.

[현장음]
"국내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종이에요."

밤에도 계속되는 탐사.

텐트를 치고 조명을 켠 채 곤충을 유인한 뒤 사람의 호흡을 이용해 조심스레 채집합니다.

[김윤호 / 자원탐사대원·곤충학 박사]
"90% 이상은 이 지역의 미기록종일 것이고 신종일 거예요.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되는."

낮 동안 모은 자원을 정리하고 기록하느라 눈을 붙이기 힘듭니다.

세수와 샤워는 계곡 물로 해결하고, 화장실은 가려진 천막이 전부입니다.

가장 큰 고통은 흡혈 파리와의 싸움.

잠시만 장갑을 벗어도 수십 방 쏘이는데, 물집이 잡히고 부어오릅니다.

[현장음]
"힘줄이 안 보여요. 이제."

장화를 신지 않으면 거머리가 파고들어 상처를 내는데 지혈도 잘되지 않습니다.

탐사 대원들은 많게는 3번씩 이곳을 반복적으로 찾습니다.

사서 고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상우 / 자원탐사대원·곤충학 박사]
"미지의 영역이거든요. 새로운 종을 찾거나 알려지지 않은 종을 자기가 먼저 발견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자원 탐사대의 손에서 미래 먹거리의 씨앗이 영글어 갑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