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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밤낮으로 날아오는 공에 ‘퍽’…공포의 골프장 마을
2019-05-22 19:44 뉴스A

골프장 밖으로 날아오는 골프공. 시속 200km의 위협적인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골프장 부근에 사는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안보겸 기자]
"서울 김포공항 남단의 농장 지역입니다. 최근 이런 골프공들이 날아오면서 이곳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는데요.
주민들은 바로 옆에 들어선 골프장을 위협의 근원으로 꼽았습니다."

주민들이 갑자기 날아든 공에 놀란 일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김모 씨 / 서울 강서구]
"뭐가 '퍽'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까 공이야. 일하고 있는데 그랬죠. 갑자기 진짜 맞아서 죽을 수도 있는 문제 아니예요?"

비닐하우스용으로 특수 처리된 강화 비닐이지만 하늘에서 날아든 골프공에 힘없이 뚫려버린 구멍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달 개장을 앞둔 골프장 측도 문제점을 파악한 뒤 시정을 약속했습니다.

[A 골프장 관계자]
"추가 점검을 통해 필요한 부분이 발생하면 골프장 개장 전에 모두 보완할 겁니다."

하지만 민원이 제기될 때 마다 군데군데 그물망을 설치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식개장을 한 골프장이라고 골프공 민원이 즉각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주변의 논과 냇가를 잠시 둘러봤을 뿐이지만 어지럽게 떨어진 골프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
"바로 논에 떨어져서 자꾸 줍는 거지. 공 주으러 오는 사람도 있다니까."

한술 더 떠 야간에까지 골프장을 개장하면서 피해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사람도 밤에 잠을 자야 하잖아요. 식물도, 곡식도 잠을 자야 해요. 근데 불을 켜놓으면 낮인 줄 알아요."

골프장 민원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티박스 변경 등 설계변경이 어려운 탓도 있습니다.

용인시의 한 골프장 주변에 만들어진 골프빌리지가 대표적인 경우.

골프장을 내집 정원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골프공 몇개 날아드는 것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빌라 주민]
"지나가다가도 우산 쓰고 다녀야 해요. 그 정도로 위협을 (느낍니다)."

건물 외벽은 성한 곳이 별로 없을 정도고, 발코니 유리에도 금이 간 곳이 많습니다.

취재를 하는 중에도 수차례 공이 날아들 정도입니다.

[현장음]
"탁!(억!)"

[빌라 주민]
"오늘 아침에도 새벽 6시쯤 (공이 날아왔어요). 자다가 놀라요. 소리가 엄청 크니까. 여기 벽이 구멍이 날 정도니까."

피해대책위원회가 발족해 골프장 측과 마주 앉았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티박스를 옯겨 달라는게 주민들의 요구지만 골프장 측은 인허가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합니다.

주민들에게는 주거안전이 걸린 문제지만 골프장 측은 영업을 중단한 정도의 사안은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며 이렇다할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abg@donga.com

연출 : 김남준
구성 : 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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