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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안 주는 전 남편…형제 남겨두고 연명치료 중단
2020-05-06 19:36 뉴스A

초등학생 두 아들이 있는데도 병원비가 없어서 말기암 치료를 중단한 40대 여성이 있습니다.

암세포가 온 몸에 퍼져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꼭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데요.

이혼한 배우자들이 양육비를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엄마는 마지막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전합니다.

[기사내용]
[현장음]
"이리와, 엄마 안아줘. 안아줘."

말기암 환자인 엄마는 이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에게 집에 가서 편하게 자라고 힘겹게 손짓을 합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린이날만은 엄마 곁을 지키겠다며 병상을 떠나지 않습니다.

5년 전 남편과 이혼한 김모 씨는 혼자 두 아들을 키워왔습니다.

법원 결정에 따라 남편이 그동안 지급했어야 할 양육비는 2천4백만 원.

하지만 남편이 건넨 양육비는 50만 원 뿐이었습니다.

몸이 으스러지도록 일했더니 온몸에는 어느새 암세포가 퍼졌습니다.

[김 씨 어머니]
"직장 다니면서도 가발을 쓰고 다니면서 일했기 때문에 다 힘들죠.
벌어야지 애들도 가르치고 먹고 살기 때문에. 아빠 노릇까지 해가면서."

고통을 견딜 힘도,병원비도 남지 않은 김 씨는 결국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김 씨 어머니]
"어린이날인데 장례식장에 애가 오면 되겠느냐. 내일모레면 어버이날인데, 그래도 네가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 그것도 불효다."

국내에서 양육비를 제대로 받고 있는 아이들은 전체 지급 대상의 8%에 불과합니다.

김 씨가 힘겹게 손에 쥔 볼펜으로 취재진에게 남긴 편지 한 장입니다.

두 아들과 목욕탕도 자주 가지 못해 미안했다는 김 씨.

바르고 책임감 있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라면서 우리 사회에도 양육비로 고통받는 아이들 없는, 책임감을 마지막으로 희망했습니다.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402@donga.com
영상취재 : 권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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