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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준다더니”…만학도 두 번 울린 국가장학금
2020-09-05 19:55 사회

장학금을 준다고 해서 믿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본인 돈으로 학비 내라 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희망사다리라는 국가 장학금 제도가 만학도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장하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45살 한 모씨.

지난해 겨울 모 대학의 신입생모집 광고를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대학에 진학한 신입생에게는 국가장학금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급한다는 거였습니다.

[한모 씨 / 희망사다리 장학금 신청자]
"(학교에서 장학금을) 100% 받을 수 있다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계속 꿈꿔왔던 대학이었고. 늦은 나이에 그런 기회를 준다니까 너무 좋았죠."

하지만,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해 강의를 듣던 한 씨는 지난 5월 황당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등록금 전액을 준다던 희망사다리 장학금 자격이 박탈됐다는 거였습니다.

이유는 '나이'였습니다.

이 장학금 시행 초기에는 나이 제한 조건 없이 모집했지만,

시행 3년차에 지원자가 몰려 예산이 부족해졌고,

올해 2월 갑자기 '나이 가산점'을 신설해 적용하면서,

장학금 수령 자격이 박탈됐다는 겁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
"신청 당시에는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기때문에 기본적인 조건만 충족을 해도 선발이 됐었어요. 근데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까 선발배점에 대해서 우선순위로 선발하게 됐습니다."

30대 이상 학생의 경우, 지난 해에는 41%가 장학금을 받았지만,

갑자기 생긴 '나이 가산점'때문에 11%만 장학금을 받게 된겁니다.

국가장학금제도를 믿고 신입생을 선발한 해당 대학교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집니다.

[A 대학교 관계자]
"2020년도 와서 지원자가 대폭 늘었다고 해서 예산이 없다고 갑자기 기준을 바꿔서 그걸 확 잘라버리니까 우리도 황당하니까 건의를 했죠. 제도가 바뀌면 다음년도에 시행을 하든지 아니면 사전고지를 해주든지 했어야지…."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시행 3년차인 올해까지 지급하는 장학금 규모만 1,175억 원에 이르는 희망사다리 장학금.

계획성 없는 어설픈 운영과 오락가락가는 선발 기준으로,

어렵게 '주경야독'하는 늦깎이 대학신입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jwhite@donga.com
영상취재: 박희현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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