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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하수도 막는 물티슈…녹지 않는 ‘플라스틱’
2020-09-09 19:58 사회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려고, 요즘 물티슈도 사용량도 크게 늘었죠. 그런 분들 보셔야 할 뉴스입니다.

물'티슈'라고 해서 종이일 것 같은데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 성분입니다.

포장에 '친환경'이라고 써 있어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써야합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에 있는 서남하수처리장입니다.

분뇨를 처리하는 곳인데 물티슈 때문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물티슈나 콘돔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많이 뭉쳐있다 보니까 (장비) 사이사이에 끼면 저희가 수작업으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휴지와 달리 물티슈는 물에 녹지 않아 벌어지는 일입니다.

"지금 이거 말려 들어가는 게 다 물티슈예요. 사용량이 어마어마하죠.”

[김철웅 기자]
"우리가 무심코 변기에 버린 물티슈는 정화조를 거쳐 이곳 하수처리장에 오기까지 녹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날카롭게 생긴 갈고리로 작업자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긁어내줘야 합니다.”

이 작업을 매일 네, 다섯 번씩 해야 합니다.

제때 걸러주지 않으면 장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링스크린(여과 장치) 같은 게 벌어져요. 이게 잘 찢어지지 않으면서 유지보수 비용이 좀 더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기자]
"분뇨에서 걸러낸 이물질은 물기를 뺀 채로 이렇게 배출됩니다. 이 하수처리장엔 서울 9개 구의 분뇨가 모이는데요. 여기 제 키의 절반 만한 통 있죠. 이 통 15개 분량 이물질이 매일 나온다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대부분 물티슈입니다.”

하루에 약 10톤가량 물티슈 덩어리가 나옵니다.

여기까지도 걸러지지 않은 물티슈는 결국 좁은 배관 안을 막습니다.

"사람이 들어가서 손으로 끄집어내는 수밖에 없어요. 굉장히 위험하죠. 산소마스크 쓰고.”

코로나19로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물티슈는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은 올해 2월부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물티슈 원단 대부분이 폴리에스터 등 플라스틱 성분입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무의식적으로 물티슈를 이 휴지하고 똑같은 성분일 거라고 잘못 생각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예요. (물티슈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대부분 성분이 물에 보존제와 보습제, 향료를 섞어 만들었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여기 (상표에) 안심, 내추럴 허브. 네이처 그린, 이런 건 다 의미가 없어요. 성분을 보면 다 똑같은 거예요.”

"곰팡이, 세균에 부패하기 때문에 보존제 성분이 들어가 있어요. 소듐벤조에이트, 메틸프로판다이올, 하이드록시아세토페논 이런 게 전부 다 살균소독제예요."

친환경, 저자극을 강조하는 유아용 물티슈 역시 성분 면에서 일반 제품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물티슈를 골라야 할까?

우선 제품 뒷면의 성분 표기를 확인해 짧게 적힌 것이 좋습니다.

사용된 화학물질 종류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또 용량, 매수가 적을수록 보존제, 보습제가 적게 쓰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물을 부어 사용하는 건티슈를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화학물질이 좀 거북할 경우에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건티슈를 쓰는 게 좋습니다. 물 이외에 다른 성분은 전혀 넣을 필요가 없죠.”

물티슈로 물건이나 손을 닦는 것은 괜찮지만 눈, 코, 입을 직접 닿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환경보호는 물론 일부 물티슈 성분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우리 몸을 닦을 때 이 물티슈 사용을 가급적 최소화 하는 게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woong@donga.com
PD : 김남준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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