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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처우 개선 살펴보니…‘장롱면허’ 늘리는 열악한 환경
2020-11-12 19:28 경제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들어 업무가 폭발한 직업, 의료진도 있습니다.

헌신한 간호사들의 처우를 대통령이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죠.

열악한 근무환경은 여전하고 정부가 약속한 수당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1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서지윤 간호사.

29살 딸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는 진상규명에 나섰고 최근 업무상 재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간호사 처우 개선이 안 된다면 또다시 이런 지윤이 같은 아이들이 있을 겁니다"

과로와 집단 따돌림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황은영 간호사도 지난달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단 두 달 교육을 받은 신입 간호사에게 중증 환자가 맡겨졌고, 능숙하게 일을 못한다는 게 발단이 됐습니다.

[황은영 / 산재 인정 간호사]
"신장 투석 같은 중요한 일을 하는 환자들을 맡게 된 거에요. 심적 부담도 너무 심했죠. 해결할 수 없는거에요. 8년차 된 선생님들도 밥 못 먹고 화장실 못 가고"

의사들과 달리 대학 졸업 뒤 자격증을 따면 별다른 교육없이 투입되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김 모씨 / 간호대 학생]
병풍 얘기가 나와요. 운이 좋으면 케이스 보고, 한번도 임상 환경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 마네킹이 전부였습니다. 첫 환자가 첫 시뮬레이션 상대일 수 있다.

일부 지방병원은 밤 근무를 하지 않으면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 모씨/ 지방 00 병원 간호사]
알바도 그 정도 시간 들이면 받을 수 있는 그런 급여잖아요. 정말 창피해서 말을 못해요.

강도 높은 업무와 열악한 환경탓에 일하지 않는 '장롱 면허'가 절반가량.

종합병원 등에 취업한다 해도 1년 가까이 대기하는 '웨이팅게일'이 되기 일쑤입니다.

병원들이 간호사들 퇴직에 대비해 정원의 2-3배를 뽑아놓고 기다리게 하는겁니다.

대형병원 정체는 중소형병원 간호사 부족으로 이어져 최근 3년간 법정 간호사 수를 지키지 않은 의료기관은 전체 43%나 됐습니다.

[이민화 행동하는간호사회]
두 명이서 50명 가까이를 봤는데 거의 방치되는 수준이거든요.한명이 응급실로 가게 되면 한명 간호사가 2.3층은 50명을 다 보게 되는 거고

복지부는 2년 전 대기순번제 근절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했지만 감감 무소식입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헌신한 간호사들에게 추석 전 하루 4만원씩 수당을 주겠다고 했지만 대구경북, 부산, 경기를 제외하고는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채널 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영상취재: 김명철 장명석
영상편집: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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