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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년 견뎠는데…코로나 2년에 인류유산 고사 위기
2021-10-11 19:57 국제

수천년 전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후세에 전달한 파피루스, 

오천 년이나 이어져 온 신비한 인류유산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이집트에 관광객이 끊기며 사라질 위기입니다.

카이로 황성호 특파원이 파피루스 생산지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예수의 후예를 찾는 미스터리 영화에 등장하는 파피루스.

천 년 넘게 이어진 비밀이 적힌 파피루스 종이를 둘러싸고 숨 막히는 추격전이 펼쳐집니다.

[현장음]
"강력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야. 그게 드러나면 인류의 토대마저 무너져버려."

기원전 3000년 무렵부터 사용돼 종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페이퍼의 어원으로 알려진 파피루스.

이집트 최대 산지를 찾았습니다.

마을 외곽 농장에 갈대과 식물인 파피루스들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1000년 전 이집트에서 사라졌던 제조기술은 1970년대 복원됐습니다.

[황성호 기자]
"심은 지 3개월 된 파피루스는 3년 뒤면 제 키보다 큰 이 파피루스가 됩니다. 수확할 시기가 된 겁니다."

말이 끄는 수레에 실린 파피루스는 공장으로 옮겨집니다.
 
껍질을 벗겨내고 가지런히 잘라 일주일 물에 불린 파피루스 조각을 직물로 짜면 종이가 됩니다.

2년 전만 해도 공장 100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갔던 마을에는 이젠 30개 정도만 남았습니다.

[사미흐 사예드 / 파피루스 공장주]
"100명이 일했던 파피루스 공장에 현재 7명밖에 일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0만 명에 달했던 이집트 관광객은 지난 5월 200만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관광지에서 파피루스 그림을 판매하는 전통시장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모흐센 자그로울 / 파피루스 상인]
"파피루스에 그림을 그리는 40명의 화가를 고용했었지만 지금은 한 명도 고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길어지는 대유행 속에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탄생시킨 5000년 인류유산도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채널A 뉴스 황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오마르 마샤리(VJ)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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