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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버린 제주도 ‘명물’ 야자수…“도심이여 안녕”
2021-11-13 19:32 사회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 야자수.

알고 보니 한국의 하와이처럼 만든다며 40년 전 정책적으로 심은 ‘워싱턴 야자수’란 품종입니다.

한때는 사랑을 받았지만 시간이 흘러 요즘은 아예 애물단지가 돼버렸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도심에 커다란 기중기가 등장했습니다.

인도에 심어진 야자수를 옮기기 위해 동원된 겁니다.

자칫 전봇대라도 건드릴까 작업은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1시간 이상 지난 뒤에야 야자수가 뿌리를 드러냅니다.

[현장음]
"넘어간다. 넘어간다."

1980~90년대 제주 도심에 심어진 야자수는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지역 특색을 살린 볼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40년 이상 지나 나무가 10미터 이상 높게 자라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태풍 같은 자연재해 때마다 맥없이 꺾여 인도를 덮치는 사례가 속출한 겁니다.

[제주시민]
"올여름에는 나무가 도로 쪽으로 넘어지고 소방차 와서 난리가 났었어요."

최근 4년 새 강풍에 꺾여 부러진 야자수는 27그루,

꺾일 위험이 있어 급히 조치가 취해진 야자수도 63그루입니다.

무성해진 야자수 잎이 전신주나 고압전선을 건드리면서 정전사고도 잇따랐습니다.

결국 제주시는 내년까지 도심에 심어진 야자수 5백여 그루를 뽑기로 했습니다.

이들 야자수들은 해수욕장 등 공유지로 옮겨집니다.

[제주시청 관계자]
"가지나 이파리를 잘라내는 거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돼서 협재 해변 쪽으로 옮기는 거로…"

도심을 지키던 야자수가 사라진다는 소식에반응은 엇갈립니다.

[제주시민]
"위험하다는 생각 굉장히 많이 해요. 이렇게 뽑는다고 하니까 저는 되게 찬성했는데 되게 고맙게 생각하고."

[최기식 / 서울 강동구]
"아무래도 이국적인 풍경이 있다가 없으면 조금 서운하겠죠."

제주시는 야자수를 뽑은 자리에 후박나무 같은 향토 수종을 대신 심기로 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익
영상편집 :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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