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제보가 뉴스다]햇빛 거울 된 빌딩…“눈을 못 떠요”
2022-08-21 19:20 사회

[앵커]
시청자 제보로 뉴스를 취재합니다.

제보가 뉴스다.

오늘은 이웃에 들어선 주상복합 건물 때문에 ‘눈 뜨고 살 수가 없다’는 제보를 다룹니다. 

건물 외벽이 온통 유리로 돼 있는 바람에 햇빛을 받으면 번쩍 거리고, 그 빛은 또 인근 아파트 안까지 그대로 쏟아진다는 건데요.

조민기 기자가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저녁 6시쯤 아파트 거실로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거실 밖을 내다보니 건물 유리창이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강렬한 빛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기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남정렬 / 서울 동대문구]
"거실에서 생활을 할 수가 없어요. 눈부심은 말할 필요도 없고. 열나지, TV라든가 다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예요."

아파트에서 200m 가량 떨어진 곳에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데 건물 유리에 반사된 햇빛이 아파트를 향하고 있는 겁니다.

커튼을 새로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강영현 / 서울 동대문구]
"빛 반사가 심해서 눈을 못 뜰 정도고 백내장이 더 악화되는 것 같아서 커튼을 달았어요."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태양 반사광과 관련된 법 규정이 없어 강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건물 시행사와 시공사 측 역시 "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며 "현장 조사를 해봤지만 빛 공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네이버 사옥 인근의 빛 공해를 인정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태양 반사광이 실내 생활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참을 한도를 넘었다고 본 겁니다.

전문가들은 소송으로 번지기 전에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여명석 /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반사율이 높은 유리 사용을 지양하고요. 설계사에서 (태양 반사광에 대한) 사전평가를 해서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태양 반사광 피해도 일조권 피해처럼 관련 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형새봄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