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스포츠,

바로 장대 높이뛰기입니다.

선수들이 그렇게 높이 뛸 수 있는 건

장대의 탄성 덕분인데요.

탄성이 어느 정도인지 김도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활처럼 휘어지는 장대와 하나가 돼 하늘로 솟구치는 '인간 새'의 향연,

장대 높이뛰기입니다.

높이 뛰기는 최고 2.5m 정도를 점프하는데 그치지만, 장대를 쓰면 6m넘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장대 높이뛰기를 '육상의 종합예술'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3kg짜리 장대를 든 상태에서 100m 선수와 비슷한 초속 10m의 속도로 질주해야 하고, 공중에서는 체조 선수처럼 온몸을 비틀어야 합니다.

[문하은 / 예천여고 육상팀]
"체조 능력도 있어야 되고 단거리 같이 스피드도 좋아야 되고 도약력, 점프도 있어야 돼서…"

장대만 봐도 선수들의 기록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장대 길이에 1m를 더하면 선수의 기록이 추산되는데, 그 1미터는 몸의 근력과 장대의 탄성이 만듭니다.

탄소·유리 섬유로 만들어진 장대는 4천 줄 수준의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권총 총알이 발사될 때의 에너지인 5백 줄보다 8배나 큰 수치입니다.

빨리 달릴수록 장대가 많이 휘어지고, 그만큼 에너지도 커집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큰 만큼, 눈에 안 보이는 미세한 흠집으로 인해 장대가 부러지는 일도 발생합니다.

장대가 길수록 기록 향상에 유리하지만, 다루는 건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최인해 / 예천여고 육상팀 감독 (육상연맹 경기위원장)]
"사용하는 장대를 보면 선수의 실력이 어느 정도라는게 직감이 됩니다."

간단한 지도를 받고 175cm의 높이에 도전해 본 기자.

장대 가운데를 잡고 뛰고 또 뛰어보지만 가로대를 넘기는 커녕, 발로 차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현장음]
"쉽지 않습니다."

[최인해 / 예천여고 육상팀 감독]
"복근력이 없으면 할 수가 없어요. 사실 이건 일반인이 할 수가 없는…"

더 높이 날고 싶은 '인간새'들의 경연, 하늘을 향한 비상엔 환호와 탄식이 교차합니다.

채널A 뉴스 김도형입니다.

dodo@donga.com
영상취재 : 한일웅 이능희
영상편집 : 이능희
그래픽 : 한정민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