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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도 넘은 팬심에 몸살…아찔한 공항 추격전
2018-11-28 20:01 뉴스A

유명 아이돌이 등잘할 때마다 공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입출국장이 팬들로 붐벼 아수라장이 되고, 보안구역인 면세 지역에서도 아찔한 추격전이 벌어지는데요.

위약금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일등석 티켓을 샀다가 출발직전 취소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김종석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한 아이돌 그룹이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합니다. 이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같은 비행기에 동승한 아이돌 그룹의 팬들입니다.

[현장음]
"조심하세요! 조심하세요!"

소화기가 쓰러지고, 신발이 벗겨집니다.

마침 한 국가의 100만 번째 입국 환영 행사도 따로 있었지만 입국장 한 게이트는 이들에게 사실상 접수됐습니다.

또다른 출국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현장음]
"거기 막고 계시면 안 돼요. 나오세요"

위험천만 불상사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인천공항 직원]
"막 몰려가니까 무섭더라고. 한 번에 애들이 다 몰려가니까 그땐 피해야 돼요."

[탑승객]
"제가 갈 길을 가야할 때는 그렇게 몰려 있으니까 줄도 그냥 거의 내주지 않는 상태니까."

공항 시설 무단 점유나 공항 내에서 소란을 피울 경우 퇴거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법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사설 경호원들은 연예인의 안전에만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극성팬들은 아이돌의 출입국 정보를 산 뒤

[아이돌팬]
"샀어요. (어떻게 알고 사는 거에요?) 인터넷에서."

아예 비행기 티켓을 끊고 보안 구역에서도 아이돌을 뒤쫓습니다.

[아이돌팬]
"(그렇게 해서 보안구역에서 사진을 찍고 하는 거예요?) 사실 안 되는데 팬들이 그렇게 해서.."

[아이돌팬]
"홍콩에서 비행기 타고 안에서 기다려서 찍고 나와서.."

그리고 비행기 이륙 직전 티켓을 취소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출국을 취소한 경우가 올 한 해만 비공식적으로 2천여 건이나 됩니다.

[A항공사 관계자]
"저희가 '왜 취소를 하시나요'라고 따질 수 없잖아요. 당일 날 심지어 예약하고 취소하는 경우에는 위약금 부과 자체를 못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희도 도리가 없습니다."

[B항공사 관계자]
"인력 낭비뿐 아니고 저희도 예를 들어서 이 팬들이 저희 퍼스트, 비즈니스를 그냥 딱 점유를 해버리니까 판매를 못 하잖아요."

이들은 편법을 써가며 찍은 사진을 상품으로 만들어 SNS를 통해 판매합니다.

초상권 동의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불법유통인 셈입니다.

문제가 커질 조짐이 보이자 EXO나 방탄소년단 등 대형팬클럽 사이에서 자정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영일 / 민주평화당 의원]
"좋다 이거죠. 한류 문화의 그런 차원에서. 국민들이 이용하는 여객 승객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일영 / 인천공항공사 사장]
"네. 맞습니다."

하지만 대답만 했을 뿐 실질적인 대책마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이돌 그룹의 해외공연이 잦아질수록 안전사고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겁니다.

[김지혜 / 항공전문 변호사]
"출국 수속을 밟고 이동하는 공간은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허위 출국 수속 행위 자체를 좀 더 금지하고 제재하는 규정이 있다면은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서비스 만족도 세계 1위 인천공항의 명예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김종석입니다.

lefty@donga.com
영상취재 : 천종석 홍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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