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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없는 ‘빗물 저금통’…40억 넘는 예산도 ‘줄줄’
2019-05-20 19:55 사회

주변에서 '빗물 저금통' 보신 적 있나요?

빗물을 모아서 화단에 물을 주거나 청소할 때 쓰기 위해 만든 시설인데요.

서울시는 이런 빗물 관련 시설에 3년 전 부터 쓴 예산이 40억 원이 넘습니다.

과연 들어간 돈 만큼 효과가 있는지 박정서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주택가에 설치된 나무상자 모양의 빗물 저금통입니다.

물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돌려봤지만, 한 방울도 안나옵니다.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서울에는 20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지만 저장탱크는 텅 비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옥상에서 빗물저금통으로 이어지는 관이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인근에 설치된 또다른 빗물저금통, 옥상과 저장탱크 연결관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김연웅 / 서울 동대문구]
"빗물이 고이지 않고 그냥 형식적으로만 설치된 걸로… 쓸모없으면 철거했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빗물 저금통은 주택 옥상에 떨어진 빗물을 관을 통해 지상탱크에 모아 화단에 물을 주거나 청소할 때 쓰도록 만든 시설입니다.

관리도 엉망이지만 주민들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
"여름만 쓰지 뭐 겨울에는 얼어서 물 다 빼야 하고… "

도로에 깔린 블록에 작은 구멍들이 나 있습니다.

빗물이 땅에 쉽게 스며들게 하는 이른바 투수블록.

일반 블록보다 50% 더 비쌉니다.

물이 고이지 않기 때문에 도로침수를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담배꽁초 같은 이물질이 끼어있어 제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이런 빗물 시설을 설치하는데 45억 원의 예산을 썼고, 올해도 22억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들어가는 돈 만큼 쓰임새가 있는지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emotion@donga.com

영상취재: 추진엽
영상편집: 최현영
그래픽: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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