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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던 주민 0.9%만 돌아왔다…후쿠시마의 유령마을
2019-09-24 19:57 뉴스A

이 숫자 90, 무슨 의미일까요?

8년 전 일본 후쿠시마의 한 마을은 인구 만 명이 살고 있었지만 원전 사고 이후 돌아온 주민의 수는 불과 90명이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직접 이 마을을 찾아가봤는데,

이제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현장은 마치 유령마을 같았습니다.

김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HBO 드라마 '체르노빌']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피폭된 이들을 매장하는, 미국 드라마 속 장면입니다.

시신 속 방사능 유출 가능성에, 두꺼운 콘크리트까지 들이붓습니다.

8년 전 원전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지역.

재앙 이후에도 이 곳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목장 주인은 대기 중 방사능은 여전하다고 설명합니다.

[요시자와 마사미 / '희망의 목장' 주인]
"뒷산은 시간당 5~10μSv의 방사능이 측정됩니다. 비가 오면 강으로 흘러가고 토지로 흡수돼 위험한 거죠."

실제로 채널A 취재팀이 원전 부근 10km 지점까지 접근해 측정한 결과 시간당 방사능은 5μSv. 서울의 50배로,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을때 쏘이는 양과 비슷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검은 자루에 담아 퍼나르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오염토가 담긴 검은 자루는 곳곳에서 기약없이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김민지 기자]
5개월 전 피난해제가 된 원전과 가장 가까운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의 60% 지역은 여전히 잡풀도 무성하고 방사능 수치도 높아 주민들이 살 수가 없는데요.

한 때 만 명 정도 살았던 이 마을에 지금 돌아온 주민은 90여 명에 불과합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아베 정부는 연일 후쿠시마의 부흥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현지 주민들은, 안전하다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털어놓습니다.

[곤노 스미오 / 피난민]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가 없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가 없어요. 병에 걸릴 테니까."

[쇼지 아키쓰 / 이이다테 주민]
"가족들 모두 다 떨어져 지내고, 다들 언제 돌아올 지 모르겠어요. 정부 대책이 잘 안 된 거죠. 방사능이나 갑상선 암 얘기가 나오고요."

방사능에 대한 공포에, 정부에 대한 불신까지 겹치면서 후쿠시마의 부흥은 말처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취재: 이호영 정기섭
영상편집: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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