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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차박’하다 질식…‘경보기’도 못 믿는다?
2022-01-10 19:39 뉴스A

차량에서 캠핑을 하는 '차박'은 이제 또 하나의 숙박 형태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안전 장치나 규정이 없어 위험천만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추운 겨울, 난방이 가장 문제입니다.

구자준 기자의 현장 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차에서 먹고 자며 즐기는 캠핑을 일명 '차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자연 속에서 힐링을 즐기려는 '차박족'들도 늘었는데요,

하지만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현장으로 갑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차량.

운전석 손잡이는 떨어져 나갔고, 바퀴는 불에 타 흔적조차 없습니다.

지난달 전북 순창의 공터에서 캠핑 중이던 승용차에 불이 났습니다.

승용차와 연결된 텐트 내 등유 난로에서 불이 옮겨붙은 겁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캠핑용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240건.

27억 원 가까운 재산피해와 함께 16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남 합천에서 차박을 하던 60대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일산화탄소 중독입니다. 

특히 겨울철엔 시동을 켜지 않고 전기와 연료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 '무시동 히터'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불완전 연소로 누출된 일산화탄소가 차량 내부로 유입되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등의 안전규정은 없습니다.

[캠핑장 이용객]
"(난방기기가) 안전하게 만들어졌다고 보고 그냥 경보기 없이 다니고 있어요."

[신현무 / 캠핑용품점 관계자]
"대부분 모르셔서 구입을 안 하시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수도권의 한 캠핑장.

밤이 되자 차량과 연결된 텐트에선 난방기기를 켜려는 캠핑족들의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나더라도 대부분은 개인의 부주의로 여겨집니다.

[조희영 / 캠핑장 이용객]
"시민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 몸에 물 묻히고 심장마비 조심하는 것처럼 캠핑도 마찬가지입니다."

[캠핑장 이용객]
"자기 목숨인데 자기가 잘 알아봐야지. 그것도 모르고 캠핑 시작했다가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요."

안전을 위해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챙기는 캠핑족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저가의 중국산 경보기가 유통되기도 합니다.

"한 경보기는 국가통합인증마크가 있고, 또 다른 경보기엔 없습니다.

밀폐된 공간에 일산화탄소를 주입했을 때 각각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자 인증마크가 있는 경보기에서만 위험신호가 감지됐습니다.

[현장음]
"가스발생, 가스발생."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국가통합인증마크가 없는 제품은 작동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해야 합니다."

점점 늘어나는 차박 캠핑, 이제는 안전사고 방지 규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장카메라 구자준입니다.

PD: 김남준
영상취재: 장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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