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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러시아 미워도 가스관 못 잠그는 이유
2022-04-24 19:44 국제

[앵커]
서방사회가 경제 제재하겠다, 전쟁을 그만둬라 하지만 러시아는 콧방귀만 뀌죠.

이게 다 믿는 구석이 있어 그럴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당당하게 우크라이나 땅을 지나 유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 서방사회는 왜 앞으론 규탄하고 뒤로는 에너지를 사주는가.

<세계를 보다> 강은아 기자가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장갑 차량,

이탈리아에서 만들어 판 수출품입니다.

2014년 크름반도 강제 병합이후 EU는 대러시아 무기 수출을 금지했지만, 제재에 허점이 있던 겁니다.

제재 발표 전 계약한 무기에 예외를 두며 최근까지 5500억 상당의 무기가 러시아에 수출됐다고 유럽탐사보도 전문 언론인들이
폭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제재에 앞장선 프랑스가 전차용 열화상 카메라, 전투기용 적외선 탐지기 등 2400억 원 어치, 독일은 소총과 특수차량 1900억 원 어치를 러시아에 팔아왔습니다.

거꾸로 러시아는 유럽을 상대로 한 에너지 장사로 돈 주머니를 채웠습니다.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이자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 위상이 서방의 각종 제재에 맞서는 버팀목이 된 셈입니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로 매일 6천억 원에서 1조 2천억 원을 벌어들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지난 14 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 공급자들을 밀어내고, 우리 에너지 자원을 대체 공급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모든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유럽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율은 평균 약 40%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특히 핀란드는 94%로 사실상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해 쓰고, 스웨덴은 70%, 독일 50% 등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국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관의 절반 이상이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경유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 땅을 통해 유럽으로 넘어가는 러시아 가스관을 단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진호 /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우크라이나는) 가스를 보내는 일종의 통관료를 러시아로부터 적게는 20억 달러 이상을, 연간 통관료를, 일종의 수입을 챙겨왔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 상호의존적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경제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스관을 잠가버릴 경우 우크라이나 가스관 주변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습이 더 가혹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큽니다.

이런 사정으로 갖가지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 지표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달러당 137.5 루블까지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도 그제 달러당 78.96 루블을 기록하며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유럽의 반성은 러시아산 에너지 대체와 원전 복구 논의,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나레나 배어복 / 독일 외무장관(지난 20일)]
"우리는 과거에 이 분야에서 실수를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중단해야 합니다."

독일은 늦어도 연말부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탈리아도 앙골라와 가스 개발 및 공급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세계를 보다, 강은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수
영상편집: 형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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