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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최악’ 산불…베고 심을까? 스스로 복원?
2022-05-23 19:50 사회

[앵커]
열흘간 서울 면적의 3분의 1을 태운 울진 삼척 산불이 발생한 지는 두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장은 불 탄 상태 그대로입니다.

특히 자연회복을 기다릴지 불탄 나무를 싹 베어내고 인공조림을 할지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열흘 동안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경북 울진군입니다.

이곳은 지금도 화마로 인한 상처가 여전한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불이 지나간 산등성이는 온통 시커멓게 변했고, 타버린 나무 아래 맨 흙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도로변 숲도 누렇게 변했습니다.

마을에도 상처가 여전합니다.

타버린 가스통은 그대로 방치돼 있고, 불에 탄 세간살이가 눌러붙어 있습니다.

농사 짓고 송이도 캐며 산과 어우러져 살던 주민들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이윤호 / 경북 울진군]
"송이 해놨는데 불에 다 타고 뭐 남았겠어요. 이제 송이도 못 따먹고 굶어죽게 생겼어."

이 곳은 아직 불에 탄 집을 치우지도 못했는데요.

집주인은 축사에 남은 소를 돌보기 위해서천막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울진,삼척 산불 복구에 정부는 예산 4천17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중 3천200억 원은 불에 탄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는 데 쓸 예정입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산림청이 주도하는 벌채 작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숲이 스스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나무에서 새순이 올라와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남계순/ 경북 울진군]
"완전히 탄 나무 중에서도 위에 수꽃이 올라온 게 있어. 벌채가 들어오면 (나무를) 싸그리 베어 낼 거에요. 그러니까 안된단 말이지"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강원 고성군의 경우, 인공벌채한 숲이 나무 밀도는 더 높지만, 죽은 나무를 그대로 둔 곳의 생태계가 더 빨리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연숙 / 강원대 생명과학과 교수]
"자연복원이라는게 훨씬 빠릅니다. 땅속에 남아있던 뿌리나 종자로 부터 발아해서 시작하니까요. 자연적으로 복원되면 활엽수림(내화림)으로 복원돼요."

반면 벌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마철 죽은 나무가 쓰러져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겁니다.

산림청은 학계와 주민 등 의견을 수렴해 오는 11월까지 복원 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 더욱 건강한 숲을 되찾기 위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우태하(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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