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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편의 사이…분주한 ‘약국 셔틀’
2022-10-18 19:48 사회

[앵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앞에 가면요.

“어느 약국 가느냐”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약국까지 승합차로 데려다주는 이른바 ‘약국 셔틀’인데요.

약국까지 차 타고 가니 편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약국 호객행위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20년 째 이어진 논란, 이혜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종합병원 출입문을 나서자 무전기를 든 남성이 다가옵니다.

[약국 관계자]
"약국 가세요? 어디 다니는데 없으시고? 저희가 안내해드리는데 이리 오세요. "

무전기로 호출하자 승합차가 줄줄이 달려옵니다.

[약국 관계자]
"약 받으시면 어디로 모셔드릴까요? 천호, 잠실, 동서울."

약국명이 적힌 명함을 건네주더니 승합차에 태웁니다.

[약국 관계자]
"저희 약국은 1분 정도 걸려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얼떨떨해 가지고 이게 뭐하는 건가. 안심하고 타시면 돼요."

걸어서 15분 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약국 23곳이 운행하는 승합차로, 하루 50여 대가 약국과 병원을 오갑니다.

약국들끼리 순번을 정해 처음 오는 손님들을 배정합니다.

[약국 관계자]
"(약국이 어디에 있어요?) 정문에 다 몰려있어요. 순번을 두는 거예요. 한 약국씩."

차에 타면 전화를 걸어 아예 약을 지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국의 호객 행위는 약사법 위반입니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약국들이 도우미를 두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침해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형 약국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호객행위를 하다보니 작은 약국들은 살아남기 힘듭니다.

[인근 약국 관계자]
"(승합차 운행) 안 하면 망하는 약국이 반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벌금 먹으면서도 하는 거예요."

[인근 약국 관계자]
"(매출에) 당연히 영향이 있죠.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해주니까. 편리한 데로 가겠죠."

지자체 보건소에 단속 권한이 있지만, 벌금 50만 원 안팎에 그치면서, '약국셔틀'은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조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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