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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설렘을 뽑는다”…日은 남녀노소 ‘뽑기’ 왕국
2023-10-02 19:44 국제

[앵커]
문구점 앞에 있던 지금도 놀이공원 가면 있는 '뽑기' 기계, 아시죠?

일본 여행 가보면 '뽑기 왕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녀노소 즐기는데요.

기상천외한 최첨단 뽑기가 많습니다.

세계를 가다, 도쿄 김민지 특파원입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의 광화문처럼 직장인들로 붐비는 도쿄 신바시 역 안인데요.

최근 이곳의 명물이 된 것이 뽑기, 일명 '가차' 기계입니다.

[현장음]
"(어떤 게 제일 갖고 싶습니까?) 블랙선더(일본 초코바)요."

50대 중년 직장인도 바쁜 걸음을 멈추고 손잡이를 돌립니다.

[호시 / 도쿄도민]
"두근두근하네요. 무엇일까. 홋카이도 버터 사탕이네요. 뭐가 나올지 모르는 것이 (뽑기의) 즐거움이죠!"

동전을 넣은 뒤 손잡이를 돌릴 때 나오는 소리를 본 따 '가차'라 부르는 이 기계는 한국에서도 학교 앞 문구점을 중심으로 '뽑기'라는 이름으로 인기입니다.

손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장난감부터 일본 유명 음식이나 지방 특산품을 작은 모형으로 만든 이른바 '미니어처'까지.

종류도 다양해 남녀노소 모두 즐깁니다.

[기요사와 / 도쿄도민]
"새로운 장난감들이 많이 나와서, 갖고 싶은 건 몇 번 하게 돼요."

[이와타 / 일본 캡슐 토이·가차 회사 담당자]
"매달 80~90% 신상품이 나오고, 미니어처를 모으는 어른이 많아 더욱 인기입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차 매장도 등장했습니다.

이곳은 도쿄에서 가장 큰 뽑기, 가차 가게인데요. 

이렇게 3000대가 넘는 가차 기계들이 놓여있습니다.

약 1250㎡ 넓이의 전시장에 음식, 동물, 지역 특산품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해 한국인 관광객들도 찾는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송가영 / 한국인 관광객]
"뽑기 전에 뭐가 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이 좋아서 뽑는 것 같습니다."

1965년부터 시작된 일본 가차 문화.

현재 전국에서 기계만 60만 대가 넘었고, 시장 규모는 5600억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비교적 싼 가격에 무작위 상품을 뽑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가차 기계는 편의점부터 공항까지 사람들 발길이 닿는 일상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이른바 '캐시리스' 가차가 등장했습니다.

'평화' 메시지가 담긴 열쇠고리와 배지도 있습니다.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수익금 전액을 유니세프에 전달하는 '기부 가차'입니다.

[오노오 가쓰히코 / '일본 가차가차협회' 대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아이들을 돕는 것인데요. 가차는 모두가 알기 때문에 기부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환경 문제를 생각해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로 캡슐을 만드는 움직임도 나타나 사회의식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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