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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임금 6천만 원, 고향 못 가요”
2017-09-30 19:19 사회

8개월째 임금이 밀려 고향에도 가지 못한 채 우울하고 답답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선업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거제 지역에는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가 1만4천명이 넘습니다.

정용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조선소 입구에 근로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 박모 씨는 이번 추석에도 가족들이 있는 대전에 못갑니다.

연휴 기간 일감이 있어 떠나지 못했던 작년 추석과 달리 올해는 밀린 임금 3천만 원을 8개월 동안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체불 사실을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못했습니다.

수능을 앞둔 막내 딸에게 넉넉하게 용돈을 주지 못해 미안함이 앞섭니다.

[박모씨 / 박모 씨 / 밀린 임금 못 받은 근로자]
"가족은 항상 보고 싶어요. (막내가) 학원 이야기 하더라고 외국어 준비하고 싶다고 항상 안 좋은 건 아니니깐…"

명절이 쓸쓸하기는 임모 씨도 마찬가집니다.

고향에 못 가는 상황을 부모님께 설명하기가 버겁습니다.

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일했지만 체불 임금만 6천만 원 넘게 쌓였습니다.

[임모씨 / 임금체불 근로자]
"일을 해달라 부탁하고 사정해서 저희는 해줬는데 이제는 임금 체불이 되서 못가요."

조선 산업의 메카인 거제와 통영에서 당국에 신고된 체불 근로자는 올해에만 1만4천 명 이상.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보다 7천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연휴가 지나도 돌아갈 곳이 없어 이들은 더 서럽습니다.

"조선 기자재로 가득 찼던 공장은 이렇게 텅 빈 채 방치됐는데요.

이곳 협력업체 대다수는 일거리가 없어 문을 닫았습니다."

[박모 씨 / 밀린 임금 못 받은 근로자]
"최악이에요. 전에는 주변에 조그마한 조선소도 많았고 편한 말로 땟거리 찾는다면 가서 찾아서 일은 했어요. 지금은 찾기도 힘들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체불 근로자들은 긴 연휴가 더욱 쓸쓸합니다.

채널A 뉴스 정용진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배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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