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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터치]현상금 걸린 소똥구리
2017-12-07 19:41 뉴스A

[리포트]
뉴스터치 시작합니다.

세계적인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의 저서, '파브르 곤충기'입니다. 표지에 그려진 곤충 '소똥구리'입니다.

파브르 곤충기 1권 1장을 보실까요. '소똥 한 덩이에 모인 소똥구리가 이렇게 많다니!' 파브르는 소똥구리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소똥구리는 가축의 배설물을 동그랗게 굴리는 습성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었는데요. 최근 우리 정부가 소똥구리를 구매하겠다는 이색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달 전자입찰 공고를 통해 소똥구리 50마리를 5천만 원에 사겠다고 밝혔습니다. 마리당 백만 원인데 소똥구리를 살아있는 상태로 수입해줄 무역업자를 찾는 겁니다.

환경부가 이런 공고까지 내게 된 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과거 국내에서 채집된 소똥구리 표본입니다. 50년대나, 60년대까지만 해도 이렇게 소똥구리가 발견됐지만 1968년 채집된 표본을 끝으로 소똥구리는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환경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1970년 후반 사료와 항생제를 먹인 소를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소똥구리에게 영향을 준 겁니다.

[정세호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
"사료에 항생제가 들어가 있는 거죠. 소가 병에 안 걸리기 위해서… 항생제 먹인 소 배설물이 소똥구리에게는 치명타죠."

환경부는 소똥구리 복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 살아있는 개체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행인 건 국내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배연재 교수팀은 소똥구리 5마리를 번식하는데 성공했는데요.

연구팀은 2년 간 몽골에서 살아있는 소똥구리 400마리를 수입해 생육환경을 연구하고 2주에 한 번씩 제주도 목장에서 말 배설물을 항공 택배로까지 공수하는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소똥구리는 동물 배설물을 활용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옛 우화나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만큼 문화사적 가치도 높습니다.

전문가들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소똥구리를 복원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뉴스터치였습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자료 출처 : 멸종위기종 소똥구리 증식 복원연구 결과보고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배연재 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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