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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환각…“타미플루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9-01-04 20:05 뉴스A

지난달 부산에서 여중생 추락사고가 발생한 후 독감약 타미플루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졸피뎀 같은 수면제나 금연약, 탈모 치료제에서도 환각현상이 보고되고 있는데요.

이서현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부산 여중생 추락 사고.

[싱크: A양 어머니]
"하는 행동이 약간 이상했어요. 베란다 쪽으로 가면서 물을 먹는다고 하니까 얘가 왜 이러나, 물 여기있다"

유가족 "타미플루 부작용 영향"

[싱크: A양 어머니]
"(학생회장 당선 후) 기분이 너무 좋아서 친구들한테 축하메시지 받고 그랬던 게 기억이 나는데 사고를 당하니까."

'부작용 고지 의무화' 국민 청원

안 씨는 독감약 타미플루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안모 씨 / 대전 서구]
"자고 있다가 계속 '악' 소리를 지르면서 깨더라고요. 주위를 막 이렇게 (보면서) 도깨비가 여기 있잖아."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간 뒤 타미플루의 치명적 부작용에 대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안모 씨 / 대전 서구]
"타미플루 부작용인거 같다고. 그 약을 먹지 말고 감기약만 먹이자고."

2008년 국내 허가를 받은 타미플루는 이듬해 신종플루 사태를 거치며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고 대체약이 없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독감치료제입니다.

허가사항에는 소아와 청소년 환자에 한해 이상행동이 발생한다고 적혀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타미플루와 환각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3단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법적책임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신경계 이상 확률을 1% 미만으로 보지만,

매년 30만명 이상의 환자가 타미플루 처방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실제 타미플로 관련 자살시도 건수는 2010년 이후 8건이나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환각현상이 다른 약품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자살사고는 보고된 것만 34건.

미수에 그친 경우까지 합치면 84건이나 됩니다.

이 중에는 졸피뎀 같은 항정신성 치료제는 물론

탈모약이나 금연치료제 처럼 흔히 접할 수 있는 약도 있었습니다.

9개월 전 탈모약을 먹기 시작한 취업준비생 김정범 씨도 우울증 증세를 겪고 있습니다.

[김정범 / 취업준비생]
"자려고 불 끄고 딱 누우면 기분은 착 가라앉는데 눈은 똘망똘망해지고 그러다가 이유 없이 눈물이 막 흘러요. 그러면서 이제 막 비관적인 생각들을 하게 되고..."

정부에서 약값을 지원받은 금연치료제에서도 자살행동 같은 부작용이 보고됐습니다.

[박승민 / 금연치료제 복용자]
"계속 매일같이 꿈을 꾸고 악몽을 꾸고 일어나면 굉장히 기분이 안 좋을거 아니에요. 찝찝하고 한동안 멍하니 있게 되고."

기자가 직접 금연치료제를 처방 받아봤습니다.

약을 내주면서도 부작용에 대해서는 먼저 언급하지 않습니다.

[병원 관계자]
"(부작용은 없나요?) 마음이 불안하면 안 돼. 이상하게 마음이 불안하다 그러면 먹지마"

[약국 관계자]
"약간 환각증세라든가 악몽? 대부분 그런 말 별로 안 해요. 그 안에 설명서 있어요."

전문가들은 약을 복용할 때 늘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모세 /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모든 약은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먹는 약이 무슨 약인지 메모를 해두거나 봉투를 보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채널A뉴스 이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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