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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키운다고 세금까지 내라고?…보유세 놓고 찬반 논쟁
2020-01-17 19:53 사회

[김정완 임미라 부부 / 서울 성북구]
"뭐, 보유세까지 내요. 강아지를 키우는데 세금까지 내래."
"유기견이나 길거리 관리도 문제고 이렇게 되니까
나라에서 그렇게 하지."

이렇게 부부끼리도 의견이 갈리는 문제,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부부 의견도 엇갈렸습니다.

버려지는 동물이 많아질 거란 우려와 반려동물을 더 책임감 있게 키우게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데요.

박정서, 황규락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강아지를 비롯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 세금을 걷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란이 뜨거운데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정봉주 / 서울 강동구]
"강아지 동물병원만 가도 비싸거든요. 생활비도 들어가는데 거기에 강아지에 대한 세금까지 들어가면 아무래도 생활이 더 힘들지 않나."

[이경순 / 서울 관악구]
"아니, 지금 살기도 어려운데 지금 고양이 한 마리 키우고 있는 거 보유세를 내라니 그거 너무 어렵습니다."

반려동물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데 세금이 신설되면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유기 동물 증가도 걱정거리입니다.

[이주연 / 서울 관악구]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이 늘어날까봐 그래서 유기 동물들이 증가할까봐 염려가 되는데."

온라인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보유세 추진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하루 만에 8천 명 넘게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찬성하면서도 엄격한 전제 조건을 강조했습니다.

[설채현 / 수의사·동물훈련사]
"동물들을 위한 강아지 공원이나 시설들에 투자가 돼야 한다는 전제와…내가 다른 친구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어야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년 부과하는 보유세 대신 한 번만 내는 등록세를 매기자는 제안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emotion@donga.com
영상취재: 이호영 김기열
영상편집: 이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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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버려지는 동물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기 동물은 2016년 8만 마리에서 2018년엔 12만 마리를 넘어섰는데요.

유기동물 보호시설이나 중성화 수술 등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도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만 13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사용됐습니다.

동물 유기와 학대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커진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세금 부과에 찬성하는 측은 책임감 있는 사람들만 반려 동물을 기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6마리 견주]
"보호자가 세금을 냄으로써 당당하게 견주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외에서는 독일과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에서 반려동물에 세금을 부과합니다.

독일에선 강아지 한마리당 연간 우리 돈 13만 원, 네덜란드에선 15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냅니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대신 '양육세'로 표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희종 /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보유세라는 말 대신 양육세를 사용해야 합니다.가족의 일원으로 주민세를 내듯이 세금을 낸다는 뉘앙스죠."

우리나라는 네 가구 중 한 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푸념 속에서 또 하나의 세금 신설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황규락입니다.

rocku@donga.com
영상편집 :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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