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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전선 뛰어든 연극배우, 무대 대신 버스에 오르다
2020-04-25 20:29 뉴스A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대학로 극장가도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죠.

연극인들은 설 무대를 잃었습니다.

탄탄하게 쌓았던 연기 경력도 배우라는 자존심도, 지금은 내려 놓고 있습니다.

예술보다 더 급박한. 당장의 생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유림 기자가 직접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버스가 도착하자 약통을 손에 든 남성이 올라타 소독을 시작합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하루 13시간 동안 버스 400대를 소독하며 5주를 보낸 남성은 대학로 12년 차 연극 배우였습니다.

극장들이 대거 문을 닫고 공연까지 줄줄이 취소되자 생업 전선에 다시 뛰어든 겁니다.

[하경한 / 연극배우]
"코로나로 인해 제가 원래 했던 일, 연극 자체가 취소됐는데 정작 저는 지금 코로나 19 사태로 벌어진 방역 일을 하면서 생계를…"

그나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해온 34년 차 배우 임대일 씨.

[연극 '웬수와 이별하기']
"가서 모가지 끌고서라도 내가 식장에 들어가게 할 거야! 아 뭐해 ! 앞장서!"

"오늘은 어땠니 힘든 건 없었니 이렇게 물어봐 주는 게 식구라고!"

빚을 내서 밀린 빚을 막으며 버티는 것도 어려워지자 최근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알아봤습니다.

[임대일 / 연극배우]
"(대기자) 이십몇 명이 있다고 해서 안 되더라고요. 막노동이나 연극배우들이 많이 나가잖아요."

학교 예술 강사를 부업으로 삼아 버텨온 10년 차 배우 조지영 씨는 학교에 들이닥친 코로나 19 때문에 또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조지영 / 연극배우]
"코로나 19로 인해서 지금 학교들도 개학이 늦어진 상태고, 다른 경제활동이 모두 막힌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한국연극협회가 2월 중순부터 한달 반동안 연극인과 연극단체로부터 접수받은 피해금액은 18억 원 이상.

연극인들은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유림입니다.

reason@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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